“유력 대선 후보군 ‘원전정책’ 부산시민 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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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시민단체들이 신규 원전 건설과 정부의 고준위 핵폐기물 계획을 옹호하는 대선 후보들을 강력히 규탄했다. 이들은 수명이 도래하는 고리 2호기 폐쇄를 서두르고 부울경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탈핵 정책 수립을 정치권에 요구하기도 했다.

탈핵부산시민연대 기자회견
“신규 건설 백지화 반대·유보
고준위 핵폐기물도 옹호” 규탄

탈핵부산시민연대(이하 탈핵연대)는 9일 오전 부산 수영구 국민의힘 부산시당 앞에서 ‘20대 대선후보 정책질의 및 탈핵정책 요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탈핵연대는 “지난달 17일 탈핵대선연대는 대선 후보들에게 탈핵정책을 질의한 결과 대선 지지율 3위권 안의 후보들이 신규 핵발전산업 백지화 반대 또는 유보 입장을 밝혔다”면서 “이는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부산시민들에게 좌절을 안겼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또 “핵발전의 위험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부산시민들은 대선 후보들에게 핵발전으로 인한 위험과 불평등, 희생의 불합리한 현실을 다시 한 번 호소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탈핵연대는 특히 부울경 지역을 사용후핵연료 영구 처분장으로 전락시킬 수 있는 ‘고준위 핵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에 대한 대선 후보들의 태도도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들은 “거대 양당 후보들은 ‘핵발전소 지역이 핵폐기물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던가, ‘재처리 기술로 핵폐기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발언 등을 하며 핵발전소 지역주민과 시민들을 기만하고 있다”면서도 “거대 양당 후보들과 달리 부산에 있는 해당 정당들은 이 문제를 분명히 알고 있기 때문에 기본계획 철회를 요구한 것이다”고 일갈했다.

내년 4월 8일 40년 수명설계가 종료되는 부산 기장군 고리2호기도 도마에 올랐다. 탈핵연대는 “정치권은 신규 핵발전소 건설 재개와 더불어 노후핵발전소 수명연장까지 거리낌 없이 주장하고 있다”면서 “20대 대선 후보 그 누구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수명이 다한 노후 핵발전소인 고리2호기의 수명연장이 지금 이 순간에도 추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부산의 여야 정치권은 국민을 호도하는 대선 후보들의 발언에 침묵할 것이 아니라 고리2호기 폐쇄와 올바른 탈핵정책 수립을 요구하고,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황석하 기자 hsh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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