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전 “맛이 최고여야” 코로나 후 “맛만큼 청결도”
aT ‘2021 외식소비형태조사’ 결과
3년 차에 접어드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식당의 청결 상태를 보는 외식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가 최근 발표한 ‘2021 외식소비 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제 소비자는 식당을 고를 때 맛만큼이나 청결과 위생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T는 지난해 9월과 11월, 2차례에 걸쳐 전국의 만 20∼69세 성인 1341명을 대상으로 외식소비 행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모두 조사 당시 1개월 이내에 외식을 10회 이상 한 소비자들이다.
응답 대상자에게 ‘맛집을 판단할 때 고려하는 요인’을 여러 가지 제시하고 중요도를 복수 응답하게 했다. 그 결과 10여 종의 맛집 고려 요인 중 ‘음식 맛과 품질’의 비중(조금 중요함+매우 중요함)이 94.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일반적인 상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순위다.
그러나 ‘음식의 맛과 품질’ 바로 뒤를 ‘청결과 위생’(92.1%)이 근소한 차이로 뒤따랐다. 나머지는 ‘가성비’(86.0%), ‘서비스’(81.1%), ‘주위 평판’(80.5%) 등의 순이었다.
이 같은 결과는 이제 소비자가 맛집 등 외식 장소를 결정할 때 요리의 맛 만큼 식당의 위생 상태도 중요하게 본다는 의미다.
aT의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에 시행한 유사한 조사의 결과와 사뭇 대조적이다.
당시 조사에 응답 대상자는 ‘맛집을 판단할 때 고려하는 요인’으로 ‘음식의 맛’(71.6%), ‘가격’(46.2%), ‘위치 접근성’(38.4%) 등을 꼽았다.
‘식당 청결도’(22.7%)는 현재와 비교할 수도 없게 낮게 나타났다. 2년 전만 해도 맛의 비중이 압도적이었지만,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청결의 비중이 폭발적으로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두 조사 항목 간에 일부 차이는 있지만 ‘안전한 외식’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는 게 aT 측의 분석이다. 안전한 외식에 대한 선호는 가족 외식이 아닌 ‘혼밥’ 식사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오히려 혼밥 식사 장소를 선택할 때는 ‘청결도’의 중요도 비율(91.1%)이 음식 맛(90.8%)보다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aT는 이번 조사를 통해 코로나 팬데믹 이후 폭발적으로 수요가 늘어난 배달음식 소비행태도 별도로 분석했다.
응답 대상자는 ‘배달 음식점이나 음식을 선택할 때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리뷰(리뷰 개수나 평점)가 23.7%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음식 가격’(19.9%), ‘배달비’(14.9%), ‘소요 시간’(13.3%), ‘메뉴 다양성’(11.4%) 등을 꼽았다.
코로나 시대의 소비자는 배달 음식을 고를 때 가격이나 배달 시간보다 배달 앱 속 소비자의 리뷰 내용을 더 신뢰한다는 의미다.
한편, 배달대행업체와 배달 앱의 영향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배달비에 대해서는 85.6%가 ‘비싸다’고 답했고, 적정 배달료로는 68.6%가 2000원을 선택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