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선수 양보로 출전 500m 우승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에린 잭슨(사진·30·미국)이 올림픽 역사를 다시 썼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흑인 여성 최초의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로 기록됐다.

13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잭슨은 37초04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잭슨은 이번 금메달로 흑인 여성 최초로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종목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잭슨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더 많은 소수자들이 나와서 도전하는 것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잭슨의 올림픽 출전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당초 잭슨은 미국 대표팀 선발전에서 3위에 머물러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다. 하지만 잭슨의 20년 지기이자 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한 브리트니 보가 잭슨에게 출전권을 양보하면서 극적으로 베이징행 티켓을 확보할 수 있었다. 잭슨에게 올림픽 출전을 양보한 보는 “잭슨은 누구보다 500ｍ 올림픽 경기에 출전할 자격이 있는 선수”라며 “나보다 잭슨이 더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줄 수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잭슨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 흑인 여자 선수 최초로 미국 스피드스케이팅 올림픽 대표로 출전했다. 2017년까지 인라인 스케이팅 선수였던 그는 평창 대회를 앞두고 빙상으로 전향했다. 첫 출전인 평창올림픽에서는 24위에 불과했지만, 4년 뒤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세계 정상의 자리에 우뚝 섰다. 김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