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추월 시도 황대헌, 경기 후 ‘품격 있는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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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헌(오른쪽)이 13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준결승 경기 직후 스티븐 뒤부아(캐나다)에게 충돌을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편파 판정 논란으로 시끄러운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선수들이 다시 한번 올림픽 정신을 일깨워줬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 간판 황대헌(강원도청)은 13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준결승 경기에서 실격 판정을 받아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초반 4위로 달리던 황대헌은 마지막 바퀴에서 추월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스티븐 뒤부아(캐나다)와 부딪히면서 뒤로 밀려났다. 뒤부아도 2위 안에 들지 못했다.

“캐나다 선수에 미안해서 사과”
쇼트 여 계주 시상대 셀카도 훈훈

심판은 황대헌의 무리한 추월 시도로 판정, 그에게 페널티를 줬다. 뒤부아는 어드밴스를 받아 결승에 올랐다. 황대헌도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믹스트존에서 황대헌은 “캐나다 선수(뒤부아)에게 미안해서 사과했다”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 경기 직후 황대헌은 뒤부아에 다가가 등을 두드리며 사과했다. 이 장면은 중계방송 화면에도 잡혔다. 이런 황대헌의 행동에 대해 언론과 소셜미디어(SNS) 등에서는 ‘나쁜 손’ ‘홈 텃세 판정’ 논란을 무색하게 하는 ‘품격 있는 사과’라며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도 아름다운 장면이 포착됐다.

김아랑(고양시청)·최민정(성남시청)·이유빈(연세대)·서휘민(고려대)이 주자로 나선 한국 대표팀은 은메달을 차지했다. 경기 뒤 정식 메달 시상식과 별도로 마스코트 빙둔둔 인형을 수여하는 간이 시상식이 진행됐다. 금·은·동을 차지한 네덜란드·한국·중국 선수들은 시상식 후 단상에 함께 모여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촬영했다. 세 나라 선수들은 돌아가며 ‘단체 셀카’를 찍고, 환하게 웃으며 뜨거운 포옹도 나눴다. 경쟁이 치열했던 쇼트트랙에서 모처럼 안방으로 전해진 ‘훈훈한 광경’이었다.

또 여자 대표팀 간판 최민정은 올림픽 준비에 한창인 지난달 9일에 힘든 시간을 겪는 팬에게 위로의 편지를 직접 써 준 사실이 알려져 감동을 전했다. 이 사실은 최근 한 누리꾼이 최민정한테서 받은 답장을 온라인에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이 누리꾼은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어서 평소 응원하던 최민정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등기우편으로 답장이 왔다”며 “이 편지를 받고 힘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정광용 기자 kyj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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