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T 잡는 동백택시, 부산 돈 역외유출도 잡았다
부산의 콜택시 플랫폼 ‘동백택시’가 출범 3개월도 되지 않아 4억 원이 넘는 부산 자본의 역외유출을 막았다.
부산개인택시조합과 운영대행사인 ‘코나아이’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9일 출범한 동백택시는 지난 13일까지 누적 호출건수 42만 3162건, 매출액 24억 원을 달성했다.
부산개인택시조합은 “종전까지 카카오T 독점 체제였다면 이 매출 24억 원은 모두 카카오로 넘어간 뒤 20% 가까운 중개수수료와 결제수수료를 뗀 다음 조합과 택시기사에게 돌아왔을 것”이라며 “동백택시 출범으로 4억 8000만 원 상당의 대기업 수수료를 부산에 묶어 둔 효과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석 달 누적 42만 3162콜 ‘거센 돌풍’
10% 캐시백 혜택에 고객 빠르게 늘어
카카오T 이용 땐 매출 20%가 수수료
석 달간 5억 가까운 수수료 유출 막아
부산 택시 2만여 대 가입 84% 동참
택시-시민-지역업체 상생 모범사례
동백택시를 이용할 경우 기존 동백전 결제와 마찬가지로 10%의 캐시백이 제공된다. 이 때문에 사업 초기 시행착오에도 동백택시에 대한 시민들의 호응이 컸고, 동백택시 대열에 합류하려는 택시기사 또한 크게 늘었다. 출범 3주만에 택시 1만 대가 합류하며 전국적으로 파란을 일으켰던 동백택시는 이달 등록 대수 2만 대를 돌파하면서 거센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부산에서 영업 중인 택시 2만 4094대 중 2만 148대가 동백택시 등록을 마친 상태다.
대기업 독과점에 대한 반발과 10% 캐시백 혜택이 더해지면서 동백택시를 찾는 고객의 호출도 빠르게 늘었다. 지난해 11월 말 출범 직후 500건 안팎이던 일일 평균 호출 건수는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등장에 한때 8000건 아래로 무너지기도 했지만 곧 기세를 회복했다. 최근 1주일 기준으로 일일 평균 호출 횟수는 1만 건에 달한다.
전국의 콜택시 시장을 사실상 독점한 카카오T의 부산 내 일일 호출건수는 10만 건 안팎으로 추산된다. 동백택시가 석 달도 되지 않아 독과점 대기업의 일일 호출건수를 10분의 1 수준까지 따라잡은 셈이다.
동백택시 서비스를 출범시킨 부산개인택시조합은 조심스러운 가운데서도 기대에 찬 관측을 내놓는다. 조합 측은 “상반기 내 일일 평균 콜수 3만 건 이상을 확보하는 게 목표”라며 “현재까지 1만 콜을 유지 중인 등대콜, 자비콜과 합심해 카카오T에 맞서는 경쟁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기세를 탄 운영대행사 코나아이도 대기업의 독과점에 맞선 동백택시를 지역 경제를 상징하는 브랜드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다. 코나아이는 “동백택시는 동백전과의 시너지를 위해 1년간 부산시, 택시업계와 긴밀히 소통해 구축한 서비스”라며 “동백택시의 성공 뒤에는 독과점 플랫폼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택시업계의 강력한 협조와 지역상생을 위한 부산 시민의 적극적인 서비스 이용이 있었다”고 답했다.
한편, 동백택시 운영대행사인 코나아이는 이날 부산의 대표적 주류생산업체 대선주조와 향토 브랜드 간 상생 프로젝트 협약식을 가졌다. 이날 협약식에서 코나아이는 동백택시 점유율 확대를 위해 할인쿠폰 10만 장(3000원 권 7만 장, 2000원 권 3만 장)을 발행해 대선주조에 전달하기로 했다. 이 할인쿠폰은 수년간 부산 상권에서 대선주조가 확보한 영업망을 통해 시민에게 나눠질 예정이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