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 청산’ 역풍 맞은 윤석열… 지지율 정체·하락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문재인 정부 적폐 청산’ 발언의 후폭풍이 예사롭지 않다. 이 발언 이후 윤 후보의 지지율이 정체되거나 하락한 반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크게 상승하고 정권교체 요구는 하락했다. 윤 후보가 ‘적폐청산’ 카드를 잘못 꺼냈다는 지적이 많은 이유다.
윤 후보는 지난 9일 보도된 언론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 초기처럼 전 정권 적폐청산 수사를 할 건가’라는 질문에 “해야죠. (수사가)돼야죠”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10일 참모회의에서 “현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수사의 대상, 불법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다”고 강력 반발했다. 이후 윤 후보가 발언의 진의를 다시 설명했지만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대선 지지도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상승
PK서도 40.6% 기록 ‘이례적’
리얼미터·오마이뉴스의 주간(6~11일)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9일까지 이재명(36.7%) 후보를 크게 앞서던 윤석열(43.1%) 후보가 ‘적폐청산’ 발언이 알려진 10일엔 41%로 떨어지더니 급기야 11일엔 이 후보에게 역전(이재명 41.4%, 윤석열 38.4%) 당했다. 42.3%(9일)였던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도 11일엔 47.3%로 크게 올랐다.
TBS·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11~12일)에서도 윤 후보(43.5%)가 이 후보(40.4%)를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1주일 사이에 이 후보는 2.0%포인트(P) 상승하고 윤 후보는 1.1%P 하락해 격차가 6.2%P에서 오차범위 내인 3.1%P로 줄어 들었다.
특히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47.3%로 TBS·KSOI가 지난해 2월 19일 공동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주 37.4%에 불과했던 부울경의 문 대통령 국정 지지도도 40.6%로 크게 올랐다. 문 대통령의 PK 지지도가 40%를 넘어선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 조사에서 지난주까지 50%대(52.3%)를 유지하던 정권교체 요구 비율도 1주일 사이에 40%대(47.4%)로 크게 감소했다. 부울경에서도 정권교체 요구 비율이 8.2%P(63.6%→55.4%)나 줄어들었다. 적폐청산 발언의 부작용이 각종 수치로 입증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윤 후보가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윤 후보가 공개 석상에서 자신의 발언을 직접 해명하거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조기 성사시켜 분위기 반전을 시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권기택 기자 kt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