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정부 꿈꾸지만, 이-윤 “승패 분수령은 부산” 한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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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선거운동 첫날 부산 찾는 이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5일 부산을 방문한다. 새해 첫날 부산신항을 방문한 이 후보와, 지난해 12월 4일 서면을 찾은 윤 후보. 부산일보DB

15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돼 22일간의 ‘열전 레이스’에 들어가는 20대 대통령 선거. 그 중심에 PK(부산·울산·경남)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PK 표심을 잡으려는 여야 대선후보의 대결이 뜨겁다. 양강 구도를 형성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이례적으로 선거운동 첫날부터 나란히 부산을 찾는 것이 이런 분위기를 잘 보여 준다.

그동안 선거를 보면 PK 표심이 역대 대선에서 승패를 가르는 위력을 발휘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6대 대선에서 PK 출신 노무현 후보는 부산 29.85%, 울산 35.27%, 경남 27.0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노 전 대통령은 15대 대선 김대중 후보(58만3031표)의 배가 넘는 PK 표(120만1172표)를 얻어 당선됐다. 당시 노 전 대통령과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이회창 후보의 표 차이는 57만 980표에 불과했다. PK 득표가 승리에 결정적이었던 셈이다.

역대 대선서 PK 표심 향배
대선 승부 ‘가늠자’로 작동
지역에 정치 기반 둔 후보 없어
각 후보 구애 더 달아오를 듯


17대 대선은 이명박 후보에게 패배한 대통합민주신당(현 민주당) 정동영 후보는 부산에서 13.45%, 울산 13.64%, 경남 12.35% 등 PK 지역에서 총 49만 6907표(12.9%)를 얻는 데 그쳤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사상 최대 표 차이로 졌다.

18대는 민주통합당(현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새누리당(국민의힘) 박근혜 후보의 부산 득표율이 39.87%와 59.82%였다. 19대 대선에선 문재인 후보가 PK 지역에서 37.6%를 얻어 38.2%를 얻었던 18대 대선 때보다 득표율은 낮았지만, 자유한국당(국민의힘) 홍준표 후보(33.3%)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15.4%)가 지역표를 양분하면서 대선에서 이겼다. PK 표심 향배가 대선 승부의 가늠자로 작동한 셈이다.

20대 대선의 경우 PK에 정치적 기반을 둔 후보가 없다는 점에서 각 후보의 구애가 더 달아오르는 양상이다. 이 후보는 경북 안동 출신으로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지내 정치적 자산이 수도권에 집중됐다. 서울 출신인 윤 후보는 부친 윤기중 교수가 충남 공주 출신이라 충청에서 정치적 기반을 찾는다. 부산과의 인연은 부산지검에서 6개월 근무한 것이 사실상 전부다. 안철수 후보는 고향이 부산이지만, 활동 무대가 서울이어서 딱히 ‘부산 후보’라는 인식이 정치권은 물론 지역 사회에도 많지 않다.

최근 여론조사도 부산 민심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후보가 없다는 것을 보여 준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진행한 최근 8주간 PK 여론 동향(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을 보면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 분포는 26.3%(1월 23일 발표)~42.5%(1월 3일)로 변동성이 크다. 가장 최근인 14일 발표에선 32.3%의 지지를 받았다.

윤석열 후보는 38.4%(1월 3일)~56.8%(1월 23일)의 지지를 얻었다. 14일 PK 지지율은 50.0%다. 60%를 넘는 정권교체 여론을 떠안지 못하는 수치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이 기간 5.7%(1월 3일)~14.6%(1월 9일)의 지지를 받았다. 14일은 8.4%다. 표본 수가 많지 않아 통계적 정확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PK 민심이 크게 출렁인다는 추세를 확인하는 자료로는 충분하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선거 초반부터 PK에 공을 들였지만, 여전히 ‘안갯속’ 판세라는 의미다.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인 송영길 대표는 지난달 부산에 체류하며 지역 표심을 두드렸다. 새해 첫 일정으로 경남·부산을 방문했던 이 후보는 같은 달 26일 다시 부산을 찾은 바 있다.

윤 후보는 선대위 개편 내홍 이후 첫 지역 방문 일정을 PK로 잡았다. 지난달 14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경남·부산·울산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한 것이다. 윤 후보가 지난해 12월 이준석 대표와 극적으로 화해한 곳도 PK(울산)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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