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기 ‘충치’ 대부분은 부모 입에서 전염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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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치아 우식증 치료·관리

영유아의 첫 치과 방문은 돌 즈음이 좋다. 센텀어린이치과의원 이민정 원장이 구강 검진을 하면서 충치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센텀어린이치과의원 제공 영유아의 첫 치과 방문은 돌 즈음이 좋다. 센텀어린이치과의원 이민정 원장이 구강 검진을 하면서 충치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센텀어린이치과의원 제공

영유아기 대표적인 치아 질환이 충치다. 치아 우식증이라고도 한다. 치아 표면에 붙어 있는 충치 세균들이 입안의 당분을 먹고 발생한 산(acid)이 치아를 부식시키는 질환이다.

아기는 무균 상태로 태어나는데 왜 충치가 생기는 것일까. 충치 원인균은 대부분 부모로부터 전염된다고 보면 된다. 입맞춤을 하거나 숟가락, 빨대 등을 같이 사용하면서 옮기는 것이다. 어른이 먹던 숟가락으로 아기에게 먹여선 안되고, 어른이 씹은 음식을 아기에게 주어서도 안된다.

그래서 출산 전에는 부모들도 충치 관리를 해야 한다. 부모의 입안에 존재하는 우식균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세 살 치아 관리 습관 여든까지…’

입맞춤·씹은 음식 주기 자제를

젖병 오래 물고 있어도 발병 위험

젖니 관리 잘 못 하면 부정교합 불러

구강검진 3차례 무료, 국가 지원




■영유아기 치아 관리 어떻게

젖니(유치)는 대략 생후 6개월에 아래 앞니부터 나오기 시작한다. 만 3세가 되면 20개의 젖니가 모두 나온다. 영구치보다 약하기 때문에 충치가 없더라도 3~6개월 간격으로 정기적인 구강 검진을 받아야 한다.

치아가 나오는 순서와 시기에는 개인 차가 있다. 태어날 때 치아가 있는 아기도 있지만 돌이 가까워도 치아가 나지 않은 아기도 있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돌이 지나도 첫 치아가 나오지 않았다면 치과를 방문할 것을 권한다.

이가 나기 전에는 깨끗한 거즈나 구강 위생티슈를 사용해 수유 후에 혀와 잇몸 주변을 닦아준다. 이닦기는 첫 번째 젖니가 나오면 시작하고 부드러운 유아용 칫솔을 사용한다. 걷기 시작한 영유아의 경우 칫솔을 입에 물고 다니다가 넘어져 구강 내 찔림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한다. 입안으로 깊게 들어갈 수 없도록 안전장치가 있는 칫솔을 골라주면 된다.

어린이가 스스로 치약을 뱉을 수 있게 되면 불소치약을 사용할 수 있다. 일반 어린이용 불소치약은 500ppm 정도의 저농도 불소가 함유되어 있으며 하루 두 번 아침, 저녁으로 사용한다. 아직 치약을 뱉지 못하는 영유아는 무불소 치약이 좋다.

불소는 충치 세균과 당분의 공격을 막아준다. 불소 성분이 치아와 결합을 해서 보호막을 만들어주면 세균과 당분의 공격에 버틸 수 있는 저항력이 생기게 된다.

센텀어린이치과 이민정 원장은 “젖병을 물고 자는 습관이 있거나 젖병을 오랫동안 사용한 아이들은 위쪽 앞니에 우식증이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다. 늦어도 돌이 되면 젖병을 끊고 우유를 포함한 모든 액체는 컵으로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모유 수유도 마찬가지다. 모유도 치아와 접촉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구강 내 세균에 의해 치아가 부식된다. 따라서 수유 후 자기 전에 물을 먹여 우유가 남아있지 않게 하고 입안을 닦아 재우는 습관을 키워야 한다. 또 6개월 이후부터는 밤중 수유를 끊고 자기 전에 충분히 먹고 푹 자는 수면 패턴을 만들도록 한다.


■영구치 나오는데 굳이 우식증 관리해야 하나

젖니는 어차피 빠질 치아인데 굳이 관리를 하고 치료를 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는 이들이 많다. 나중에 나오는 영구치만 잘 관리하면 되지 않느냐는 말이다.

젖니가 치료되지 않고 방치되면 영구치가 정상적으로 자라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 젖니는 그 아래쪽에 영구치의 싹을 품고 있는데 젖니가 제대로 치료가 되지 않으면 그 밑으로 염증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충치를 방치하면 염증이 계속 남게 된다. 그러면 그 염증으로 인해 나중에 나올 영구치에도 영향을 준다. 영구치가 약하게 나오는 에나멜 저형성증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이민정 원장은 “충치 때문에 젖니가 일찍 빠지면 빈공간으로 주변 치아들이 밀고 들어와 영구치가 나올 자리가 부족해진다. 그러면 덧니가 나거나 부정교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식증 치료 어떻게

유아기 우식증은 만 1~2세에 수유를 하면서 위쪽 앞니에 잘 생긴다. 초기에는 하얀 반점 같은 형태로 시작되다가 점점 넓어지고 노란색, 갈색으로 변한다.

충치가 진행되면 치아가 부서지고 신경이 노출돼 통증을 느끼게 된다. 뿌리 끝에 고름주머니가 형성돼 염증이 생길 수도 있다.

젖니는 성인들의 치아에 비해 우식증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다. 따라서 하얀 반점이 보이면 치과를 방문해 검진을 해보고 구강 위생관리에 대한 상담을 받는 게 좋다.

영유아 구강검진은 3차례에 걸쳐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국가검진 기간중 3차(18~29개월), 5차(42~53개월), 6차(54~65개월)에 구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

이민정 원장은 “초기 우식증으로 아주 경미할 때는 불소 관리를 해주면 된다. 충치가 진행된 경우에는 레진 등으로 구멍을 메워주면 되지만 심하면 썩은 부위를 제거하고 신경치료까지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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