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위중증 증가 속 검사·키트 구입도 어렵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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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에 의한 확진자 폭증으로 코로나 검사 체계가 전면 개편된 지 열흘이 훌쩍 지났지만, 현장 혼란은 여전해 국민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확진자와 연계된 밀접 접촉자 급증으로 감염 여부 검사를 받으려는 인파로 선별진료소는 날마다 인산인해인데, 현장은 ‘통제 부재’의 상황이다. 검사 대기 중 코로나에 걸려도 이상하지 않을 지경이다. 게다가 자가검사 키트의 품귀도 해소될 기미가 없어 다음 달 5일까지 일인당 구매가 5개로 제한된다. 초기 마스크 대란과 같은 일을 또 겪어야 한다니 참담한 심정이다. 코로나 4년째, 방역 환경이 나아지기는커녕 더 혼란스럽기만 하니 K방역이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

새 방역 체계 열흘 넘도록 혼란 여전
당국 심기일전 자세로 빨리 수습해야

지난 3일부터 방역 체계가 급작스럽게 재택치료 중심으로 바뀌면서 이러한 혼란은 뻔히 예상됐다. 실제로 첫날부터 전국 곳곳에서 대혼란이 빚어졌고, 정부 관계자는 준비 부족으로 인한 국민 불편에 대해 사과까지 했다. 하지만 열흘이 훌쩍 지나도록 일선 현장의 혼란상은 계속 진행형이다. 코로나 검사 수요가 폭증하면서 곳곳의 선별진료소와 보건소에는 대기 줄이 수백m에 달하고, 검사 한 번 받는 데도 몇 시간이 걸린다. PCR(유전자증폭) 검사와 신속항원검사 대기 줄은 서로 뒤섞여 있고, 거리 두기 이행도 이뤄지지 않는다. 방역 지침이 가장 잘 준수돼야 할 곳이 오히려 더 구멍이 뚫려 있는 셈이다.

자율 규제 위주의 방역 전환에 핵심인 자가진단 키트 부족은 초기 마스크 대란과 판박이다. 약국에서의 품절 현상과 일인당 구매 제한이 꼭 2년 만에 다시 등장했다. 곧바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제한된 대상 외에는 일단 자가진단 키트로 먼저 양성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게 바뀐 방역 체계의 핵심인데, 실제 공급이 뒤따르지 못하면서 구매 대란이 벌어졌다. 예전 마스크 대란을 겪고도 사전 준비가 미흡했던 당국을 원망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13일부터 내달 5일까지 자가진단 키트마저 제한된 수량만 구매해야 하니, 안 그래도 온갖 통제와 규제에 지친 국민의 몸과 마음이 더 힘들기만 하다.

정부는 현재 선별진료소와 보건소의 혼란상에 대해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혼란이 가라앉을 것으로 여기는 듯하다. 진단 키트 역시 어느 정도 시간을 번 만큼 다음 달에는 공급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눈치다. 그러나 흘러가는 시간만 믿고 있는 것은 정부가 할 일이 아니다. 그러기엔 국민의 불편이 너무 심하다. 지금껏 보아 온 것처럼 코로나 상황은 언제 또 돌발 변수가 발생해 급변할지 모른다. 최근 안정세를 보이던 위중증 환자의 증가세도 심상치 않다. 병상 대란이 불과 얼마 전 일임을 알아야 한다. 정부는 심기일전의 자세로 어수선한 지금 상황을 하루빨리 수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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