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빨리 결정을” 윤 “급하지 않다”… 단일화 논의 ‘일단 멈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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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대선 막판 변수로 떠올랐던 야권 단일화 논의가 15일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가면서 소강상태에 접어든 모습이다. 지난 13일 단일화를 제안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 입장을 요구하고 있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 상황이다.

안철수 “답변 기다리고 있다”
국힘 “더 말씀 드릴 게 없어”
민주 “안 후보 모욕” 틈새 공격

안 후보는 이날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뒤 취재진과 만나 “(윤 후보가)빠른 시간 내에 결심을 밝혀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도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대통령 후보가 제안한 것이니, 그쪽(국민의힘)에서도 대통령 후보께서 ‘한다, 하지 않겠다’ 말해야 한다”며 응답을 촉구했다. 국민의당 최진석 상임선대위원장은 야권 단일화 결렬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최 위원장은 “이런 제안에 반응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것은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며 “안 후보가 협상 결렬을 공식 선언할 수도 있다”고 압박했다.

국민의당 측은 윤 후보에 답변 시한으로 16일을 제시해 놓은 상황이지만 윤 후보와 국민의힘에서는 “더는 말씀 드릴 게 없다”며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앞서 100%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수차례 밝힌 뒤 “단일화 논의는 급하지 않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윤 후보 지지율이 월등히 앞서는 만큼 안 후보의 ‘통 큰 양보’ 없이는 ‘단일화는 없다’는 입장이 다수론을 형성하고 있다. 국민의힘 임승호 대변인은 “윤 후보 지지율이 5배 이상 나오는 상황에서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하나도 안 거치고 한국시리즈 붙여 달라는 격”이라고 힐난했다. 다만 일각에선 정치적 타협 여지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란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 김경진 선대본 공보특보단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안 후보가 여론조사 경선에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는 것을 수용하면 협상할 여지가 있나’라는 사회자 질문에 “그럴 가능성은 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선대본 내부적으로 단일화에 대해 함구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에 날 선 반응을 쏟아내고 있는 이준석 대표나 일부 선대위 참모들이 안 후보를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야권 단일화 논의가 지지부진한 양상을 보이자 더불어민주당은 틈새를 파고 들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이날 “안 후보의 제안에 국민의힘 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모욕적으로 안 후보를 발로 차고, 아주 그냥 취급을 안 하고 있다”며 “안 후보는 모욕을 당하면서도 윤 후보와의 단일화를 구걸했다”고 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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