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여가부 폐지’ 빼고 ‘균형발전’ 들어간 윤석열 ‘10대 공약’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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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제출한 10대 공약과 선거공보 내용 달라
공보에는 공수처 정상화, 균형발전 등 포함돼
선대본부 "여가부 폐지, 10대 공약 상관없이 이행"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선거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15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를 마치고 돌아가며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왼쪽) 등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선거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15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를 마치고 돌아가며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왼쪽) 등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이달 23일 전국 각 가정에 발송하는 책자형 선거공보 속 ‘10대 공약(약속)’이 지난 13일 중앙선관위에 제출한 10대 공약과 일부 다른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선관위 제출 공약에 7번 순위로 들어가 있던 ‘청년 공약’이 빠지고 지역균형발전이 포함된 것이 특징적이다. 청년 공약에는 ‘이대남’의 폭발적인 관심을 모은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이 담겨 있었다. 물론 10대 공약 포함 여부가 정책의 존폐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후보의 정책 철학과 실현 의지를 상징한다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15일 <부산일보>가 확보한 윤 후보 측 책자형 선거공보에는 ‘윤석열의 내일을 바꾸는 10대 약속’이라는 제목으로 10대 공약이 소개됐다. 코로나 19 극복, 행복경제시대, 공정과상식의 회복,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 국익우선 실용외교, 과학기술로 앞서가는 나라, 탄소 중립을 도약의 계기로, 모두가 안전한 나라, 균형 발전, 정부혁신 등의 순으로 10대 정책이 명시됐다.

이 같은 10개 헤드라인 밑에 구체적인 실현 방안이 담겼는데, 여가부 폐지 내용은 없다. 대신 공수처 정상화와 함께 제2부속실 폐지 등 대통령 비서실 축소 방안이 실렸다. 대통령 제2집무실 세종시 설치 등도 정책본부가 13일 발표한 내용에는 없었는데 공보에는 포함됐다.

특히 공보에는 9번째로 ‘균형 발전, 골고루 잘사는 대한민국’ 공약이 담겼다. 정책본부 언론에 뿌린 자료에는 없던 내용이다. 공보에서 윤 후보는 균형발전을 위해 ‘권역별 특화 첨단 미래산업 육성’ ‘중부권 신산업 벨트 구축’ ‘영호남·동서연결교통망 구축’ 등을 제시했다. 신공항 조기 건설 및 연계 교통망 확충도 약속했다.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윤 후보의 선관위 제출 10대 공약에 지역 이슈가 전무하다는 데 우려를 나타냈는데, 전 국민에 배포되는 선거공보에는 균형발전 공약을 넣은 것이다.

해당 선거공보는 오는 20일 선관위에 공식 등록된 뒤 23일 전국 가정으로 배달된다. 윤 후보 측은 “정책본부의 발표 내용을 (발표 당일)확인하지는 못했는데, 전국 가정에 배달하는 공보의 10대 공약이 윤 후보의 10대 공약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선거 이후에도 책자형 공보는 선거자료로 보존된다.

정책본부 언론 발표 자료와 선거공보 10대 공약이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는 것은 정책본부가 발표 당일 급하게 일부 내용을 수정한 탓으로 보인다. 정책본부는 후보 등록일인 13일 오전 10대 공약 자료를 언론에 배포한 지 1시간 만에 이를 삭제하고 수정 작업을 거치면서 여가부 폐지 등을 포함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선대본부 내부 정책 수립 과정의 ‘난맥상’에 대한 지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윤 후보 측에서 공보물을 이미 만들어 발송 준비를 하는 터에 정책본부가 굳이 다른 내용의 10대 공약을 언론에 배포하며 혼선을 자초했다는 점에서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여가부 폐지는 윤 후보가 직접 공약했고, 당 차원에서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어 10대 공약 포함 여부에 상관 없이 반드시 이행될 것”이라면서도 “하나의 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참여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혼선이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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