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질주’ 2연패 달성… 최민정, 에이스 자존심 지켰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금메달리스트 최민정(23·성남시청)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최민정은 이번 올림픽에서 여자 1500m 올림픽기록을 수립하면서 세계기록과 올림픽기록 달성자를 모두 자신의 이름으로 바꿨다. 국내 각계에서는 최민정의 금메달을 축하하는 격려가 쏟아졌다.
평창 이어 쇼트트랙 여 1500m 금
준준결승 2분16초85 올림픽신기록
올림픽 통산 5개 메달 최다 공동 1위
“후회 없이 끝내겠다” 자신 약속 지켜
문 대통령 축전·유명 스타들 축하
최민정은 16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2분17초789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민정은 강력한 경쟁상대였던 아리안나 폰타나(이탈리아·2위)와 쉬자너 스휠팅(네덜란드·3위)보다 빨리 결승선에 도착했다. 최민정과 함께 결승전에 오른 이유빈(연세대)은 6위(2분 18초 825)를 차지했고, 김아랑(고양시청)은 준결승에서 탈락했다.
최민정은 1000m와 3000m 계주 은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세 번째 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민정은 이번 메달로 동계올림픽 통산 메달 5개(금 3·은 2)를 기록해 전이경(금 4·동 1), 이승훈(금 2·은 3), 박승희(금 2·동 3)와 함께 한국 선수 최다 메달 공동 1위가 됐다.
이날 최민정은 준준결승에서 올림픽기록(2분16초85)을 갈아치우면서 쇼트트랙 여자 1500m 세계기록·올림픽기록 동시 보유자가 됐다. 최민정은 2016년 미국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에서 2분14초354의 세계신기록을 세운 바 있다.
최민정의 여자 1500m 2연패 과정은 극적이었다. 최민정은 가장 먼저 열린 여자 500m 예선에서 미끄러져 탈락했다. 금메달을 노렸던 여자 1000m에서는 은메달을 딴 뒤 지난해 부상으로 인한 마음고생을 떠올린 듯 경기 후 많은 눈물을 흘렸다. 이후 여자 3000m 계주에서 동료들과 은메달을 따낸 뒤에야 비로소 활짝 웃었다. 최민정 등 3000m 계주에 나섰던 여자 쇼트트랙 선수들은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의 마지막 종목인 1500m에서 금메달을 거머쥐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섰다.
경기 직후 최민정은 그동안 쌓인 부담감을 훌훌 털어 낸 모습이었다. 최민정은 “평창에서 경험을 쌓았으니 두 번째 올림픽은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올림픽답게 생각 이상으로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여자 1500m 2연패를 도전하는 상황이어서 여러 가지 생각하고 신경 쓸 게 많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내 유명인사들은 최민정의 올림픽 2연패 소식을 축하했다.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슈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최민정의 결승전 중계 영상을 올리며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적었다. 베이징 올림픽 기간 내내 쇼트트랙 선수들의 경기를 보며 응원했던 배구 ‘월드 스타’ 김연경도 최민정의 금메달 획득 장면과 5000m 계주 은메달을 딴 남자 대표팀의 세리머니 장면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선수들을 축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민정에게 축전을 보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해낼 줄 알았다. 과연 최민정이다. 금메달을 축하한다. 평창 대회에 이은 2연속 금메달의 쾌거”라며 “마지막 레이스까지 모든 힘을 쏟아낸 최민정 선수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고 격려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