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근종, 이젠 ‘무절개·무혈·무통’ 치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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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근종 하이푸 시술

자궁근종은 자궁벽의 근육조직에 발생하는 양성 종양이다. 가임기 여성 3명 중 1명이 발생할 정도로 흔하다. 과도한 생리통과 출혈, 빈혈, 골반통과 요통, 방광 압박으로 인한 빈뇨 등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 난임의 원인이 되며 유산이나 자궁기능 이상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임신 전에 치료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증상이 나타나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여성들이 의외로 많다. 자궁질환은 난임을 비롯한 가임력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에 조기발견과 치료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OECD 국가 중 자궁적출 1위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인체에 무해한 초음파로 종양 괴사
조직에 손상 없어 임신·출산 가능
전신마취·시술시간 부담 줄여
종양 크기·타입에 따라 시술 결정
자궁선근증 치료에도 적용 가능

■하이푸 시술 ‘3무-무절개 무혈 무통’ 치료법

자궁근종을 진단받은 여성은 이왕이면 절개없이 종양을 제거하고 자궁도 보존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출산을 앞둔 여성 입장에서는 특히 그렇다. 그래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치료법이 하이푸(High Intensity Focused Ultrasound, HIFU) 시술이다.

인체에 무해한 고강도 집적 초음파를 이용해 종양을 괴사 시키는 시술이다. 애초에는 암치료에 적용됐는데 이후에 얼굴 리프팅과 자궁근종 시술 등으로 영역이 확장됐다. 1mm 단위로 미세한 부분까지 치료함으로써 자궁내막과 정상 자궁근육은 보호하고 근종 조직만을 정교하게 치료한다.

하이푸 시술은 무절개, 무혈, 무통 치료법이라는 점에서 환자의 심리적 부담이 적다. 우선 의료용으로 개발된 초음파를 사용하는 만큼 절개를 하지 않아도 되고 그만큼 정상 세포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체외에서 고온의 초음파 열을 종양에 조사해 괴사시키는 방법이기 때문에 출혈이 없다. 칼이나 바늘을 사용하지 않으며 전신마취를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치료과정에 심한 통증이 수반되지 않는다.

또 시술 과정을 모니터링하면서 종양 주변에 세포 단위로 초음파를 조사하기 때문에 오차 범위를 줄이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자궁 조직을 손상 없이 보존하는 만큼 치료 후에도 임신과 출산이 가능하다.

미래아이여성병원 김동휘 원장은 “예전에 거대 자궁근종은 재발 우려가 크다는 이유로 자궁을 완전히 제거하는 자궁 절제술이 시행되거나, 자궁선근증도 진단 시 자궁절제술을 권유받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절개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는 비수술적 치료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하이푸 시술이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하이푸가 모든 자궁근종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종양의 크기가 너무 크거나 자궁근종의 타입에 따라 하이푸 시술이 적당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자궁근종 타입과 위치 따라 치료법 달라

자궁근종은 속성에 따라 크게 3가지 타입으로 나뉜다. 콜라겐 성분이 많은 타입과 주로 세포로 이루어진 타입, 양쪽이 섞인 복합형 등이다.

하이푸 시술은 콜라겐 성분이 많은 타입과 복합형에 해당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세포로 이루어진 타입은 자궁근종 환자의 10% 정도를 차지하는데 이 때는 복강경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유리하다.

김동휘 원장은 “사이즈가 큰 경우와 형태에 이상이 보여 조직 검사를 해야 할 때는 환자가 원하더라도 하이푸 시술을 권하지 않는다. 자궁근종 크기가 10cm 이상이면 하이푸 시술보다는 복강경 수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하이푸 시술을 받았다고 해서 자궁근종이 바로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자궁근종이 초음파 에너지를 받아 괴사되는 과정에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대개 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사이즈가 줄어든다.

하이푸 초음파가 도달하기 힘든 위치에 근종이 위치하는 경우도 있다. 근종 앞에 장이 가리고 있을 때는 합병증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하이푸 시술보다는 복강경 수술이 더 나은 선택지다.



■하이푸와 복강경 수술 적절히 선택해야

사람마다 근종의 위치와 크기 상태 등이 매우 복잡하고 다양하다. 어떤 환자는 하이푸 시술이 유리하고 어떤 환자는 불가피하게 수술을 해야 할 때가 있다. 가능하다면 비수술적 방법인 하이푸 시술이 좋겠지만 이전에 다른 수술을 해서 유착이 심하다면 복강경 수술을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환자 입장에서는 수술과 비수술 치료가 동시에 가능한 곳을 찾아가는 것이 최선이다.

김동휘 원장은 “시술 병원을 선택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은 복강경 수술과 하이푸 시술이 모두 가능한 집도의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올바른 상담과 조기 진단으로 치료 계획을 세우고 환자에게 맞는 치료법을 제시했을 때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이푸 시술은 자궁근종 이외에 자궁선근증에도 적용할 수 있다.

자궁선근증은 자궁근종과는 완전히 다른 질환이다. 자궁 근육층에 자궁내막 조직이 침투해 자궁벽을 두껍게 만들고 자궁의 전체적인 크기가 커지는 질환이다. 자궁선근증도 극심한 생리통, 생리량 과다, 부정 출혈, 골반통 등의 증상과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제때 치료를 해야 한다. 자궁선근증은 양성종양임에도 지금까지 자궁적출술을 주로 시행해 왔는데 비수술적인 하이푸 시술로도 가능하게 됐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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