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인권침해, 실질적 보상·명예 회복 도와드려요”
윤승현 인권침해지원센터장
“북한에 의한 인권침해가 더 이상 기록으로만 남아선 안 됩니다. 이젠 피해자가 실질적 보상을 받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북한인권 피해 사례를 수집·기록하고 이를 분석해 구조적 문제의 해법을 찾는데 주력해온 (사)북한인권정보센터(NKDB)가 최근 ‘인권침해지원센터’를 출범시켰다. 북한 인권 침해에 따른 피해자 구제와 명예회복을 위한 법률 지원이 핵심적 역할이다.
지난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범식 후 인권침해지원센터의 윤승현 센터장을 만났다. 경남 창원 출신의 윤 센터장은 국회에서 의원 보좌진을 지냈고,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무법인 창’ 등에서 변호사로 일해오고 있다.
의원 보좌진 거쳐 변호사로 활동
북한인권정보센터 산하 최근 출범
피해자 구제 시대적 사명 다할 것
윤 센터장은 “NKDB는 지난 20년간 북한인권 침해 사건 조사와 기록작업을 수행해 왔는데 앞으로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인 구제를 가능케 하는 게 목표”라며 “북한인권 과거청산에 대한 사법기관의 관심을 도모하고 전환기를 맞은 한반도에서의 ‘정의’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인식이 높아지길 기대한다”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
그는 “앞으로 국내외 사법기관을 통해 북한인권 침해 사례에 대한 고소·고발 등 소송을 진행해 해당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 모든 과정을 피해자와 함께하겠다”면서 “특히 사법기관을 통한 피해자 구제 절차를 통해 그동안 민간 기관이 축적해온 북한인권 기록이 국가의 공식 기록물로 전환될 경우, 현재 진행형인 북한 당국의 인권 범죄를 예방하는 효과까지 거둘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권침해지원센터에는 판·검사 출신 공익 변호사들과 북한인권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대거 합류했다고 윤 센터장은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한명섭··최기식·김웅기·문선혜 변호사 등 북한인권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변호사들이 의기투합했고, 고문으로 이찬희 전 대협변협 회장, 윤남근 전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 등이 참여했다. 또 유엔 인권이사회 자문위원을 맡은 백범석 경희대 교수, (사)과거청산통합연구원 상임이사, 스테판 소넌버거 서울대 로스쿨 교수, 안명철 (사)NK워치 대표, 김지은 국가인권위 북한인권전문위원 등 학계 인사들도 힘을 나누고 있다.
윤 센터장은 “지금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나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북한의 반인도 범죄자를 회부할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없어 국내 사법기관의 관할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져야 한다”고 첫 번째 임무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0년 서울중앙지법에서 귀환 국군포로의 김정은 상대 손해배상 소송 승소 판결을 선례로 삼아 인권침해지원센터도 북한인권 피해자 구제를 위한 시대적 사명을 다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한편 북한인권정보센터는 2003년 설립 이후 20년간 탈북민 2만여 명을 대상으로 북한인권 실태를 조사해왔으며, 올해 1월 기준 8만여 건의 북한인권 침해 사건 기록을 자체 구축한 데이터베이스에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북한 반인도범죄 가해자의 상세 정보와 범죄 기록을 담은 ‘가해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등 북한인권 책임규명을 위한 실질적인 기반을 닦아왔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