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고 치른 항일투사 6만 2000여 명 모두에 정부 포상을…”
경남 진주시의 70대 향토사학자가 3·1절을 앞두고 진주 중앙광장에서 1인 시위에 나섰다. 아직 정부 포상을 받지 못한 항일독립투사가 6만 2000여 명이나 되는데도 정부가 조속한 포상을 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추경화(72) 진주문화원 향토사연구실장은 22일 시위 현장에서 “옥고를 치른 항일투사 7만 9000명 가운데 1만7066명만 정부 포상을 받았을 뿐, 여전히 6만 2000여 명은 미포상 상태”라며 “지금처럼 당국이 매년 수백명 포상하는 추세대로 진행된다면 항일투사들에 대한 포상은 320년이나 걸릴 지경”이라고 당국을 비판했다.
추경화 진주 향토사 연구실장
3·1절 앞두고 1인 시위 나서
추 씨는 옛 자료 등을 뒤져가며 전국의 항일투사, 의병 등 애국지사 2000여 명을 발굴, 그동안 260명에 대한 정부 포상이 이뤄지도록 한 항일운동 분야 전문 향토사학자다.
그는 “항일독립 시위하다 죽거나 다친 자, 투옥자, 옥고를 치른 뒤 사망하거나 학교에서 퇴학 당해 일생을 망친 선열, 심지어 항일독립운동 현장에서 순국하거나 옥중에서 순국한 선열들 조차도 아직 미포상자가 너무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목숨을 걸고 항일독립운동을 한 애국지사에 대해 독립한 지 77년, 3·1운동 103주년이 되도록 정부 포상을 하지 않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며 “짚신을 신고 걸어다니던 임진왜란 때도 난이 끝난 지 4년 안에 주요 공신 공적을 조사해 상을 내렸고, 추가 포상자도 20년 안에 포상을 끝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각 행정기관, 국가기록원 등이 항일투쟁 관련 자료를 갖고 있지만 보관소 역할만 하고, 애국지사의 공적 조사와 포상에는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지방자치단체에도 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발굴조사와 심사 권한을 줘 5년 안에 미포상 애국지사에 대한 포상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글·사진=이선규 기자 sunq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