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세 확 디비뿌겠습니다”… 부산 온 안철수, ‘4번 타자’ 스윙
“확 디비뿌겠습니다.”
22일 오전 10시 50분 부산 중구 부평깡통시장.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한 잡화점 상인과 악수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거리인사 도중 때때로 “초량동에 있는 부산고 나왔다”며 ‘부산의 아들’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상인들도 “어제 토론회 최고였다” “끝까지 완주해 달라” 등으로 화답했다. 상인들은 안 후보와 동행한 부인 김미경 교수의 손을 꼭 붙잡고 “코로나 걸린 것은 괜찮으시냐”며 안부를 묻기도 했다.
안 후보는 선거활동 재개 후 첫 지역 방문 일정으로 이날 고향 부산을 찾았다. 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19~20일 실시한 여론조사(부산 성인 1000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안 후보의 부산 지지율은 7.4%에 그쳤다. 사실상 ‘고향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유세차량 탑승자 사망사고, 야권 단일화 결렬 등 악재도 겹쳐 안 후보 입장에서는 선거를 2주가량 앞두고 반등 모멘텀이 필요한 상황이다.
고향 유세서 ‘부산의 아들’ 강조
“끝까지 완주하겠다” 의지 표명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 일축
“대통령, 전문가다운 지식 필요”
서병수, 단일화 염두 ‘지원 사격’
이날 안 후보는 부평깡통시장 중앙에 설치된 사다리에 올라 “정치에서 이기면 자기편 먹여 살리는 일만 관심을 기울이다 보니, 부산은 자꾸 쇠락하고 어려워지고 있다. 저는 그걸 바꾸려 정치를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첫 지역 유세인 만큼 ‘단일화 불씨’에 대해 안 후보가 추가 입장을 발표할지 관심이 쏠렸다. 안 후보는 부산시의회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야권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저희는 가능성에 대해 전혀 말씀 드리지 않았다”면서 “이걸 가지고 저희 표를 빼 가려고 하는 그런 의도가 있다면 국민들께서 그것에 대해 올바로 판단하실 거라 생각한다”며 말했다. 또 앞서 남포동 유세에서는 “정권교체가 됐는데 달라지는 것이 없다면 왜 정권교체가 필요한가”라면서 “그건 정권교체가 아니라 적폐 교대, 적폐 교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부전시장 유세에서는 국민의힘 5선 국회의원인 서병수 의원이 안 후보와 손을 맞잡는 장면이 연출돼 단일화 불씨를 살리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서 의원은 이날 안 후보 유세차에 올라 “제가 부산중학교를 나왔고, 안 후보는 부산고등학교를 나와 친분이 있고, 부전시장이 있는 곳이 제 지역구”라면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단일화해서 확실한 정권교체를 하자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부산 유세에서 TV토론회에 대한 자신감을 연신 내비쳤다. 안 후보는 “아직 실력을 반밖에 쓰지 않았다”면서 “대통령은 다 알 필요가 없고 (전문가의)머리를 빌리면 된다는 것은 수십 년 전 사고방식이다. 그러면 나라가 망가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TV토론회에서 윤석열 후보의 답변을 들은 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이유에 대해서는 “그 정도는 알 줄 알았다”고 답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발차기, 윤 후보의 어퍼컷 이어 이날 안 후보는 ‘4번 타자’ 스윙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부산 광복동 패션거리에 설치된 유세 무대에 올라 양강 후보를 겨냥해 “마 고마해라(그만해라)”고 말한 뒤 야구 방망이를 휘둘렀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