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공식화 영국, ‘초입’ 들어선 한국 롤모델 되나
코로나19 오미크로 유행을 앞서 경험한 나라들이 엔데믹(풍토병) 단계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 대표적인 국가가 영국이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오는 24일부터 확진자 자가격리, 무료검사 등 코로나19 방역 규정을 순차적으로 폐지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도 감염 유행 정점을 지난 뒤 엔데믹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영국과는 다른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영 24일부터 방역 규정 순차 폐지
누적 확진 28%, 집단 면역 가능성
오미크론 변이 정점 향하는 한국
누적 확진 낮고 백신 접종률 높아
영국과 다른 ‘엔데믹’ 진행될 듯
영국은 지난해 12월 초 4만~4만 5000명 수준의 하루 확진자 규모였으나, 오미크론 변이 유행에 따라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해 한 달 뒤인 1월 5일 19만 4494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꾸준히 감염 규모는 줄었다. 지난 21일 신규 확진자는 4만 9205명으로, 현재는 하루 4만~5만 명 수준의 감염자가 나오고 있다. 정점의 4분 1 수준이다. 여전히 확진자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더는 감염 상황이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영국 정부의 판단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월 말부터 오미크론 변이에 따른 감염 규모의 ‘더블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국내 인구는 영국 6722만 명의 77% 수준인 5178만 명이다. 영국 상황에 맞춰 기계적으로 국내 오미크론 변이의 유행을 예측해보면, 이달 말과 다음 달 초 하루 15만 명 확진자가 나오는 수준에서 유행 정점이 온다. 하지만 영국은 오미크론 변이 유행 전 이미 대규모 감염으로 인한 집단 면역이 형성됐을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영국의 현재 누적 확진자는 187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8% 정도가 확진됐다. 반면 현재 국내 누적 확진자는 215만 명 수준으로 전체 인구의 4%에 불과하다. 집단 면역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영국의 느슨한 방역이 결과적으로 엔데믹을 앞당겼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상당히 큰 희생이 뒤따랐다. 영국은 사망자가 16만 명을 넘어서는 등 인명 피해가 컸다. 국내 누적 사망자 7508명의 20배를 훌쩍 넘는 규모다. 반면 우리나라의 높은 백신 접종률은 영국보다 더 유리한 요소이다. 영국의 유행 정점이었던 1월 5일 2차 접종 완료율은 70.8%, 3차 접종은 51.8%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2차 86.3%, 3차 59.7%의 접종률을 달성했다. 접종률이 높다 보니 전체적인 유행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