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부 초월한 실력… “요트 타고 올림픽 가는 게 꿈이죠”
5 요트 성시유
부산은 요트 동호인들에게 ‘요트의 천국’으로 불린다. 수영만 요트경기장이라는 우수한 인프라는 물론 요트 타기에 딱 좋은 바다 환경을 갖추고 있다. 동해는 요트 경기를 진행하기에는 파도가 너무 높고, 서해는 바닷물 드나듦의 폭이 커 요트를 장시간 띄우기 어렵다.
요트는 ‘부산 스포츠의 자존심’으로 불릴 만큼 부산이 전국 최강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종목이다. 2020 도쿄 올림픽 요트 국가대표로 출전한 하지민·조원우(해운대구청) 등은 한국을 넘어 세계에서도 주목받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지금도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 앞바다에서는 전국에서 모인 요트 유망주들이 찬 바닷바람을 맞으며 훈련하고 있다.
트라이애슬론 하다 초등 입문
하지민·조원우 뛰어넘을 재목
훈련 땐 식사도 요트 위서 해결
“바람·파도 읽는 능력 키워야죠”
부산 양운고 3학년 성시유(18)는 하지민과 조원우를 뛰어넘을 부산 요트의 재목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열린 전국체전 국제레이저급 19세 이하 레이스 종합 경기에서 1위와 득점차 없는 2위에 올랐다. 전국소년체전에서도 남자고등부 2위를 차지했다. 성시유가 참가한 종목은 요트 선체 길이가 4.7m인 레이저 4.7 종목이다.
성시유는 초등 3학년 때 요트에 입문했다. 평소 수영과 육상을 겸하는 트라이애슬론을 하다 아버지의 권유로 요트 선수의 길을 선택했다. 성시유는 “오직 나의 움직임으로 큰 요트가 움직이고, 바다에 떠 있는 느낌이 너무 좋아 요트를 타기로 결심했다”고 요트의 매력을 명쾌하게 설명했다.
요트는 출발점과 기점(반환점), 결승점을 정해두고 먼저 도착하는 순서대로 순위를 가리는 방식으로 펼쳐진다. 경기 당일의 날씨와 바람 세기·방향 등에 따라 코스는 변화무쌍하게 바뀐다. 이 때문에 요트 선수에게 체력만큼 중요한 것은 바다의 바람과 파도를 읽는 능력이다.
전적으로 파도와 바람의 힘으로 움직여야 하다 보니 파도와 바람을 잘 이용하면 경기는 쉽게 풀어나갈 수 있다. 반면 파도와 바람을 잘 파악하지 못할 경우 다른 선수와 큰 격차가 생길 수 있다. 성시유는 “미세한 파도와 바람이 경기 결과를 바꾸는 변수”라며 “아직 더 많이 요트를 타서 파도와 바람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고 훈련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성시유는 뛰어난 체력과 요트에 대한 열정 속에 전국 최고 수준의 실력을 쌓아가고 있다. 대회가 임박한 시기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요트 위에서 식사를 해결하며 훈련을 이어간다.
양운고 박성진 코치는 “시유의 요트 실력은 많은 실업팀에서도 인정하는 실력”이라고 평가했다. 박 코치는 “시유가 더 많은 바다의 바람과 파도를 느끼면서 기량을 쌓아간다면 하지민·조원우를 뛰어넘는 우수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시유의 목표는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것이다. 성시유는 “국가대표로 선발돼 한국을 대표해 국제 경기에서 메달을 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