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면전, ‘신냉전’ 직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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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마지막까지 원하지 않았던 일이 결국 터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새벽 우크라이나 내 ‘특별 군사작전’을 승인하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면전이 시작됐다.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군사작전 승인 직후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를 비롯한 다수 도시에서 연쇄 폭발이 일어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경고에도 힘으로 주권 국가를 굴복시키려는 러시아의 행태는 어떤 식으로든 용납될 수 없다. UN은 즉각 공격 중지를 촉구했고, 미국·유럽도 즉시 가혹한 제재를 천명했다. 우리 정부도 러시아 수출 제재 동참을 밝혔다.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마땅한 결정이다.

푸틴, 24일 새벽 ‘특별 군사작전’ 결국 승인
국제 정세 급변 반영한 새 생존전략 시급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군사작전을 선언하면서 “작전의 유일한 목표는 주민 보호”라며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계획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 어떤 명분이라도 주권국에 대한 강대국의 무력 침공은 정당화될 수도 없고, 정당화되어서도 안 된다. 이번 침공은 또 러시아로서도 고립만 자초해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미국·유럽의 서방국들이 이미 경고한 것처럼 즉각적인 제재 조치를 취한 것은 당연하다. 유엔총회에서 우크라이나 대사의 호소에 불가리아, 과테말라, 터키, 일본 등 다른 국가들도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며 열렬한 지지를 표명했다.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러시아의 침공은 누구라도 비난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러시아의 침공은 21세기 ‘신냉전’의 서막과 함께 당장 세계 경제도 혼돈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미국이 동맹국과 함께 강력한 대러시아 제재 전략을 구축하고, 이에 맞서 러시아도 중국 등 미국과 갈등 관계인 국가들과 밀착하면서 신냉전 구도는 사실상 현실화했다.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에 위기가 닥치면서 열강에 둘러싸인 한반도의 안보 불확실성도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세계 경제 상황은 벌써 직격탄을 맞고 있다. 세계 주식시장과 가상화폐는 급락하고, 유가와 금값은 급등세다. 우리 정부도 ‘대러시아 데스크’를 본격 가동하고, 주요 자원 부국과 협력 파트너십 구축에 분주하다. 안팎의 여건이 정말로 너무 불확실하고 엄중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면전은 우리에게 지구 저편, 먼 나라의 일이 결코 아니다. 전문가들은 안보든, 경제든 신냉전 현실화에 따라 한반도 정세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특히 북핵 문제는 우크라이나의 반면교사 효과로 더욱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외의존적인 우리 경제에 대한 악영향의 가능성도 커졌다. 물론 지금은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면서 하루라도 빨리 러시아의 침략 행위를 중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더라도 이와 별개로 우리의 외교안보·경제적인 생존을 위한 전략 마련을 뒤로 미룰 순 없다. 신냉전이 현실화한 이상 우리의 생존 전략도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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