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PK 정치권이 ‘후보 단일화’에 유독 집착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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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성향의 중진·원로 정치인들이 윤석열(국민의힘), 안철수(국민의당) 후보 단일화를 연일 강도 높게 압박한다. 그중에서 부산·울산·경남(PK) 정치인들의 요구가 특히 거세다. 야권 분열에 따른 대선 패배 경험과 향후 정치 지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국민의힘 소속 전직 국회의원 191명은 지난 10일 윤·안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후보 단일화는 승리의 길이고 통합의 길이다. 정권교체를 간절히 바라는 국민의 절체절명의 명령”이라고 밝혔다. 전직 의원이 대거 포함된 첫 입장 발표여서 반향도 컸다.


야권 분열 따른 대선 패배 경험
‘지방권력 되찾기’와 밀접 연관

이 기자회견은 박관용 김형오 박희태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 PK 출신 원로 정치인들이 주도했다. 이언주 전 의원과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 등 PK 출신 정치인들도 이날 9000여 명의 온라인 서명을 받아 “단일화는 대선 승리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압도적 승리를 통해 국정 운영을 안정적으로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태경 의원은 23일 방송에 나와 “(윤 후보가)단일화에 좀 더 공을 들여야 한다”며 “안 후보 집을 직접 찾아가서 삼고초려를 하더라도 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된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PK 최다선(5선)인 서병수 의원은 22일 자신의 지역구인 부전시장 인근 안 후보의 유세차량에 올라 “아직까지 정권교체 열망으로 우리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단일화해서 확실한 정권교체를 이뤄 보자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PK 정치권이 야권 후보 단일화에 유달리 집착하는 것은 ‘이회창 학습효과’ 때문이다. PK 정치권은 한나라당 이회창 전 후보가 두 번이나 대선에서 지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이들은 “15대 대선에선 보수 진영이 이회창·이인제로 분열되면서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됐고, 16대 대선 때는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로 실패했다”고 말한다.

PK 정치인들은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서라도 압도적 승리가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원내 과반인 거대 정당(172석) 민주당을 상대하기 위해선 윤 후보가 10%포인트 넘게 이겨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이들은 “윤·안 후보가 단일화해야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6월 PK 지방선거에서 부울경의 지방권력을 되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권기택 기자 k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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