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빼고 다 모이자”… 민주당 ‘정치개혁 빅텐트’ 승부수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윤석열 후보를 제외하고, 진짜 국민의 삶을 개선하자는 모든 정치 세력이 가능한 범위에서 협력하는 길을 찾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4일 ‘선거제 개혁·개헌’ 등 정치 개혁 의제를 승부수로 던지며 통합 정부에 대한 구상을 발표했다. 선거일을 10여 일 남긴 시점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비롯한 정의당 심상정,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 등과 연합 전선을 결성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고립시키려는 의지로 읽힌다.

대통령 4년 중임·결선투표 도입
송영길 “협력하는 길 찾자” 제의
안철수 “소신껏 실행을” 시큰둥
심상정 “선거와 연동 말고 실행”
국힘 “진정성 없는 정치개악 쇼”


‘정치개혁 빅텐트’로 표심을 모아, 보수 야권 단일화 결렬 분위기로 생긴 틈을 파고드는 동시에 접전 국면을 깨고 판을 뒤집겠다는 전략으로 비친다. 특히 지지율 10%를 오르내리는 안 후보를 향한 러브콜 성격이 짙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BBS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윤 후보를 제외하고)정치개혁이라는 공통 공약 합의라도 하면 좋겠다”며 “제3당, 제4당이 선택 가능하게 존재해야 진짜 정치교체”라고 말했다. 그는 기초의원 2인 선거구 제한과 결선투표제 도입 등 방안을 제시하며 안 후보, 심 후보의 견해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22일 안 후보의 ‘새 정치’와 맥이 닿는다고 말한 이 후보는 23일 ‘분열의 정치를 하지 않는 모든 정치 세력’에 대한 ‘러브콜’을 보낸 뒤 이날까지 사흘째 통합정부 관련 메시지를 구체화했다.

이 후보가 라디오를 통해 운을 떼자 송영길 대표는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통합 개헌으로 권력 구조를 민주화하겠다”며 “‘국민통합 국회’를 위해 선거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혁하겠다”고 실행 방식과 의지를 다졌다. 송 대표는 대통령 4년 중임제·대선 결선투표제 도입을 위한 개헌과 국회의원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선거제도 개혁을 대선 직후에 동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치개혁안 핵심은 ‘다당제 연합정치 보장’과 ‘대통령의 제왕적 권한 완화’다. 다당제 정착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국민의당과 정의당으로서는 솔깃할 수밖에 없는 제안으로 평가된다. 송 대표는 회견에서 “안 후보의 새로운 정치, 심 후보의 진보 정치, 김 후보의 새로운 물결도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구애 뜻을 숨기지 않았다.

안 후보는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안 후보는 이날 당 선대위 참석 뒤 기자들과 만나 송 대표 발표에 대해 “저는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안 후보가 평소 이야기한 정치교체와 일맥상통한다고 했다’는 취재진 질문에도 “그렇게 소신이 있으면 그렇게 실행을 하면 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심 후보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치개혁은 민주당의 오랜 약속이나 (이행하지 않는 등)배신한 게 문제다. 선거와 연동하지 말고 진정성 있게 이행했으면 좋겠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 후보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송 대표 발표 개혁안은 저와 새로운물결이 줄기차게 제안한 내용 그대로”라면서도 “문제는 진정성과 실천에 있다. 양치기 소년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진정성 없는 정치개악쇼이고, 선거를 2주 앞둔 고육지책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황규환 선대본부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과 송 대표를 향해 “싸늘한 민심에 아무리 바짓가랑이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겠지만, 적어도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엄중한 정치개혁을 이야기할 때에는 진정성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민지형·이승훈 기자 oasis@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