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러 교실, 여느 교실 못잖게 쾌적하고 아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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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텀초 12개 교실 둘러 보니

24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센텀초등학교. 교문을 들어서자 운동장 한편에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2층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규모는 작지만 회색, 노란색, 연두색으로 조합된 깔끔한 외관이 본관 건물보다 더 눈에 띈다.

이 건물은 부산시교육청에서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설치한 ‘모듈러 교실’이다. 모듈 2개를 합쳐 교실 1개를 만드는 조립식으로, 외관은 가건물처럼 보이지만 내부는 여느 교실 못지 않다. 강화유리 통창에다 천장은 흡음패널을 깔았고, 시스템에어컨과 헤파필터 공기정화장치도 갖춰 쾌적한 환경을 자랑한다.

부산시교육청, 과밀학급 해소책
모듈 2개 합쳐 교실 1개로 조립
강화유리·내진구조 등 갖춰
학급당 학생 수도 20명대로 ‘뚝’
이달 중 부산 9개교 85실 설치

스프링클러와 비상경보장치 등 소방설비에다 내외부를 방화·불연자재로 마감해 안전성도 높였다. 업체 관계자는 “바닥에 콘크리트를 깔았기 때문에 컨테이너 교실과 달리 진동·소음이 거의 없고, H빔 철골 내진구조로 진도 6.0까지 견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면적은 기존 교실과 비슷하지만 가로 9m·세로 7m로 좌우가 길고 앞뒤는 짧은 구조다. 센텀초 박미경 교감은 “처음엔 다소 어색할 수 있지만, 선생님과 학생 사이의 거리가 짧아져 더 좋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이날 함께 현장을 둘러본 학부모 반응도 긍정적이다. 부산학교학부모총연합회 장세진 회장은 “모듈이라고 해서 컨테이너 정도로 생각했는데 건물을 새로 지은 것처럼 아늑하고 밝아 보여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이 교실에는 3월 새 학기부터 2학년 전체 9개반과 3학년 중 3개반 학생들이 생활하게 된다. 센텀초는 모듈러 교실 12실이 새로 생기면서 올해 학년당 1~3개씩 모두 11개 학급을 늘렸다. 덕분에 학급당 40명이 넘던 초과밀 상황도 많이 나아져, 개교 이래 처음으로 학급당 학생 수가 20명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부산시교육청은 과밀학급 해소 방안 중 하나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모듈러 교실을 도입했다. 센텀초 12실을 비롯해 남명초 3실, 명지초 10실, 신명초 10실, 오션초 10실, 온천초 6실, 모전초 7실, 방곡초 14실, 해원초 12실 등 모두 9개교 85실이 이달 말까지 설치 완료된다.

이로써 지난해 처음 모듈러 교실을 설치한 명원초(12실)를 포함해 부산에선 모두 10개 초등학교에서 97실의 모듈러 교실이 운영된다. 이를 위해 지난해 33억 원에 이어 올해 73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모듈러 교실은 설치비를 포함해 사용기간 동안 매년 임대료(1실당 1억여 원)를 내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시교육청은 앞서 코로나19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미래교육에 대비하기 위해 학교별 여건에 따라 맞춤형 과밀학급 해소 방안을 추진해왔다. 부산지역의 경우 학령인구는 꾸준히 줄고 있지만 명지·정관신도시와 동래·해운대 등 일부 재개발지역 대단지아파트를 중심으로 학급당 학생수 28명을 초과하는 과밀학급이 발생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과밀현상이 장기간 지속되는 학교에 대해선 교실 재배치·교사 증축·학교 신설을 추진하고, 분산 배치가 어렵거나 ‘단기간 과밀’ 학교는 학생 수 추이와 학교 여건 등에 따라 모듈러 교실을 활용해 과밀 문제를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김석준 시교육감은 “모듈러 교실의 경우 학교 현장과 교육공동체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설치하고 있다”며 “지역별로 학생수 불균형으로 학생배치계획을 수립하는 데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모든 학생이 쾌적한 환경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개별학교에 대해 구체적인 과밀해소 방안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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