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보 뒤섞인 표심 ‘예측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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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9 한신협 공동기획 민심 르포] 울산

보수세 강한 PK 지역인 동시에 강력한 노동자 벨트가 자리한 울산.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는 터줏대감 국민의힘이 아닌 더불어민주당이 석권하며 큰 변화가 일었다. 하지만 21대 총선과 4·7 재·보궐선거에선 다시 국민의힘이 압승했다. 울산 유권자들이 ‘묻지마 투표’를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런 울산의 바닥 민심은 코앞으로 다가온 대선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요동치고 있었다.

지난 26일 울산 원도심 대표 상권인 중구 젊음의거리. 주말답지 않게 한산한 거리에는 ‘임대’ ‘매매’ 안내문이 군데군데 나붙었다. 서 측 호프거리에서 중앙시장 곰장어거리까지 약 700m 구간에만 빈 점포가 30곳에 달했다. 커피업계 공룡 ‘스타벅스’도 지난달 문을 닫았다. 주점을 운영하는 60대 업주에게 ‘지지하는 정당이 있느냐’고 물으니 “영업제한 때문에 다들 죽기 일보 직전이다. 이재명은 미덥지 않고, 윤석열도 신통치 않고…”라며 고개를 저었다.

시장 민심은 지역 표심의 바로미터다. 이날 오일장이 선 중구 다운시장 음식점 업주와 노점 상인들에게 ‘시장에서 인기 많은 후보가 누구냐’고 물었다. 대뜸 ‘이재명 뽑자 카(하)던데…”라는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전날 자영업자를 향한 민주당의 대규모 지원 공약이 어느 정도 먹힌 듯했다.

하지만 일부 상인은 윤 후보의 정권심판론을 지지했다. 50대 노점 상인은 “조국 사태나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의혹 등을 보면 현 민주당 정부는 완전 내로남불 아니냐”며 “우리나라는 자꾸 바꿔줘야 (정치인들이)정신 차린다”고 손을 저었다.

울산 대표 도심 속 휴식공간인 울산대공원. 유세 차량 소음 속에서 만난 나들이객들은 대부분 “아직 누구를 뽑을지 결정하지 않았다”며 “누가 되든 울산 발전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공공기관 직원이라는 40대 부부는 “대선 결과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가 공들인 부유식 해상풍력사업이 정치적 이해관계를 이유로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남구 울산대학교와 인근 바보사거리로 이동해 2030 청년들도 만났다. 울산대 3학년 A 씨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030 지지를 받는다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며 “내 친구들도 국힘이냐, 민주냐 이런 거 없고, 인물을 두고 지지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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