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1년‘무용론’ 뚫고 꾸준한 효과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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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27일 부산 사하구청에서 코로나19 기초 역학조사단이 신규 확진자와 통화하며 재택치료 절차 등을 안내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지난해 2월 26일 부산 해운대보건소에서 간호사 김순이 씨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았다. 부산 첫 백신 접종 사례였다. 지난 1년 동안 백신의 효과는 다양한 방식으로 입증되고 있지만, 여전히 부작용을 우려하거나 백신 효과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줄지 않고 있다. 백신에 대한 오해와 불안감을 해소하기엔 부족했던 1년이라는 평가다.

부스터샷 접종률 OECD 7위
감염 예방률 70~75%로 추정
중화항체 생성해 ‘독감 수준’ 낮춰
짧은 백신 효능 지속력 해결 과제

■부정할 수 없는 효과

우리나라의 백신 접종률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27일 부산시에 따르면 현재 부산지역 인구대비 접종률의 경우 2차 또는 기본 접종 완료자 비율은 85.1%(전국 86.4%), 3차는 60.1%(61.1%)이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2차 접종률은 3번째, 3차 접종률은 7번째 기록이다. 특히 미국(2차 64.4%·3차 27.9%), 영국(71.7%·55.8%), 이스라엘(65.9%·55.8%) 등 먼저 접종을 시작한 국가들보다 접종률이 앞선다. 초기 백신 수급 불안을 적극적인 국민 접종 참여로 극복한 것이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백신 예방 효과가 떨어졌지만, 여전히 효과는 입증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중대본)가 지난해 12월19일부터 지난 12일까지 약 두 달 간 만 12세 이상 확진자의 예방접종력을 분석한 결과, 전체 확진자의 30.5%가 3차 백신 접종자였다. 반면 성인의 3차 백신 접종률은 현재 68%로, 3차 접종까지 마친 이들의 확진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3차 백신의 감염 예방력은 70~75% 수준으로 추정된다.

중증화 예방 효과는 훨씬 뚜렷하다. 앞선 중대본 조사에서 60세 이상 고령층 중 미접종자의 치명률은 5.39%였다. 반면 3차 접종 완료자 치명률은 0.5%로 10분의 1에 불과했다. 최근 “오미크론은 독감”이라는 말이 나올 수 있었던 것도 백신 접종으로 바이러스의 영향력을 억제하는 중화항체를 가진 이들이 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실제로 높은 접종률은 사망자 수의 차이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인구 100만 명 당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143명으로, 미국(2782명), 영국(2353명), 이스라엘(1133명) 등과 비교해 매우 낮다. 백신 접종으로 중환자가 줄어 의료 대응력이 올라가면, 이를 다시 중환자 치료에 집중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짧은 시간 내에 접종 목표를 달성한 것은 나와 이웃의 건강을 위해 접종에 참여한 국민과 안전한 접종을 위해 묵묵히 헌신한 의료진, 지자체 공무원, 군·경 관계자, 자원봉사자 등 현장 관계자 덕분”이라며 접종 1주기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아직은 정답이 못된 백신

현재 백신의 가장 큰 문제점은 예상보다 짧은 효능 지속력이다. 3차 접종도 2차와 마찬가지로 접종 뒤 3개월이 지나면 효과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잦은 접종이 면역계의 무리를 줄 수 있어 방역 당국도 4차 이상의 접종에 매우 신중한 편이다. 결국 한 차례 접종으로도 6개월 이상 효능이 지속되는 백신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도 여전하다. 지금까지 접중된 중증 이상의 부작용 신고는 5264건이며, 이 가운데 837건만 인과성이 인정됐다. 신고는 대부분 별개의 발병 원인이 있을 수 있으나 시기적으로 접종 1~2 주내 발현된 사례였다는 게 방역 당국의 설명이다. 하지만 방역 당국의 설명이 불충분하다는 지적이 높고, 대부분의 이상 반응 신고자들도 ‘인과성 불충분’을 납득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백신 불신의 근원이 되고 있다.

한편 27일 0시 기준 부산에선 1만 3671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와 5일째 하루 1만 명 넘는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위중증 환자의 증가로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63.6%까지 치솟아 병상 포화가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이날 경남과 울산에선 각각 9247명, 3315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김백상·황석하·백남경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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