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영화 촬영지 밤엔 해변 카페투어 등 체험 아이템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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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실 부산관광공사 신임 사장

“부산관광공사와 직원의 역량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해가 바뀌어도 부산 관광업계의 위기는 잦아들 줄 모른다. 어두운 전망만 쏟아지는 가운데 지난달 부산관광공사의 사령탑을 맡은 이정실 신임 사장의 취임 일성은 ‘소통’이다.

이 사장은 관광업계 실무자에서 관련학과 교수까지 30년 가까이 잔뼈가 굵은 관광 전문가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도 공기업의 수장은 쉽지는 않은 자리다. 이 사장은 사장 스스로부터 공기업의 문화와 분위기를 체화해야 한다고 믿는다.

현장·교수 등 30년 경력 관광전문가
“관광119, 디지털센터로 업그레이드
OTA 천하 대비 종사자 교육 필요”

이 사장은 “비판하고 견제하고 쓴소리만 해도 되는 대학교수의 역할과 공기업 사장의 역할은 분명히 차이가 있다”며 “이곳은 소통하고 실천하고 성과를 내야 하는 장소라는 사실을 한시도 잊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취임 직후 이 사장은 부산관광공사 직원과의 소통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종전까지 공사의 가장 큰 문제를 불신과 소통 부재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는 이달 중순부터 6개 사업장, 105명의 직원을 상대로 일대일 면담을 진행 중이다. 직원마다 갖고 있는 애로사항과 회사에 대한 전망을 들어보기 위한 조치다.

이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가장 먼저 달려간 곳도 산하 사업장과 시티투어버스”라며 “이제 서서히 직원 이야기를 바탕으로 회사의 역량이나 나아갈 방향을 정확히 알게 됐고 경영 방침도 세워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관광공사와 직원의 역량을 믿고 있는 이 사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부산 관광 생태계를 최대한 온전히 유지하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지난해 관광과 마이스업계, 스타트업에서 호평을 받았던 부산관광 119위기대응센터를 관광디지털혁신센터로 업그레이드하는 게 첫 수순이다.

이 사장은 “코로나가 끝나면 관광업계를 관통할 키워드는 디지털과 체험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 이전부터 시장 점유율을 높여왔던 온라인 여행 에이전시(OTA)가 부산을 포함한 지역의 업계를 삼키려 들 테니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사장은 “예전에는 OTA와 오프라인 여행사가 각각 모객을 했지만 코로나로 이미 많은 이들이 디지털로 모든 주문을 하는데 익숙해진 상태고 관광업계도 OTA 천하가 될 것”이라며 “신설되는 관광디지털혁신센터를 중심으로 변화된 생태계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종사자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사장과 부산관광공사는 디지털 교육 강화와 더불어 부산에서만 가능한 다양한 체험 아이템을 마련할 참이다. 이 사장은 “낮에는 영화촬영지 산책이나 ‘애정하는’ 배우의 맛집 탐방을 즐기고, 밤에는 해변 카페투어를 즐기는 등 다양한 체험 아이템을 뿌려 놓고 현업 종사자들이 이 체험 아이템을 개수별로 맞춰서 결합해 다양한 버전의 관광 상품을 내놓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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