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턴트 부문 앙상블상도 수상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이 미국배우조합상(SAG) 시상식을 휩쓸었다. 배우 이정재와 정호연이 한국 배우 최초로 남녀주연상을 받았고, 스턴트 부문 앙상블상까지 거머쥐면서 3관왕에 올랐다.

이정재는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샌타모니카에서 열린 제28회 미국배우조합(Screen Actors Guild·SAG) 시상식에서 브라이언 콕스, 키어런 컬킨, 제레미 스트롱, 빌리 크루덥을 제치고 TV부문 남우 주연상을 받았다. 정호연은 제니퍼 애니스턴, 엘리자베스 모스, 새라 스누크, 리즈 위더스푼과 경쟁해 여우 주연상을 차지했다.

한국 배우가 TV 드라마 연기로 SAG 남녀주연상을 받은 건 처음이다. 비영어권 배우가 미국 배우조합이 주는 TV 연기상을 받은 것도 최초다.

시상대에 오른 이정재는 “오 세상에!”라고 말한 뒤 “너무 감사하다. 제게 너무 큰일이 벌어졌다”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미리 준비해온 수상 소감을 꺼내 읽으려다 “진짜 많이 써왔는데 다 읽지 못하겠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정재는 “정말 감사하다”며 “‘오징어 게임’을 사랑해 준 전 세계 관객과 우리 ‘오징어 게임’ 팀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호연은 무대에서 눈물을 쏟았다. 그는 “여기 계신 배우들을 TV와 스크린에서 많이 봤다”며 “여러분을 보며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을 꿨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이 자리에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했다. 정호연은 “꿈을 꾸게 해주고 문을 열어줘 감사하다. ‘오징어 게임’ 팀 너무 감사하다”며 배우 이름을 한 명씩 호명하기도 했다.

‘오징어 게임’은 이날 스턴트앙상블 부문에서도 상을 받아 3관왕을 차지했다. 다만 후보에 올랐던 최고 영예상인 TV 드라마 시리즈 앙상블상 수상은 불발됐다. 앙상블상은 ‘석세션’에 돌아갔다.

SAG는 미국 배우조합에서 주최하는 시상식이다. 영화와 TV에서 활약하고 있는 배우들에게 매년 상을 수여한다. 한국 작품은 2020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배우들이 비영어권 영화 최초로 앙상블상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배우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거머쥐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