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미용 봉사 30년은 제가 행복해진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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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셋째 주 화요일 부산 금정구 부곡4동 행정복지센터에는 ‘오시게 청춘 미용실’이 열린다. 주민 누구나 무료로 미용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이 곳을 지키는 이는 30년 넘게 미용 봉사를 이어온 이승이(69) 씨다.

경남 양산시에서 미용실 ‘승이커트샵’을 운영하는 이 씨가 봉사 장소를 행정복지센터로 옮긴 건 코로나19 사태 이후다. 이전에는 월 2회 미용실 방문이 어려운 금정구 주민을 직접 찾아가는 미용 봉사를 했다.

양산서 미용실 운영 이승이 씨
42년 경력 중 30년 이상 봉사
딸과 함께 금정구 부곡동 누벼

지난해부터 이 씨의 무료 미용 서비스를 받아 온 한 주민은 “요즘은 미용료가 비싸 부담이 될 때가 많다”면서 “이 원장님은 솜씨까지 좋아 앞으로도 계속 단골로 이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씨는 부산 출신으로, 미용 경력 42년의 베테랑이다. 울산의 한 회사 구내 미용실을 운영하면서 처음 머리를 다듬어주는 미용 봉사를 시작한 이후 경기도 화성시 등으로 이사해서도 미용 봉사를 계속했다. 화성시장으로부터 두 차례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지금까지 그의 미용 봉사 혜택을 누린 사람은 최소 수천 명, 시간은 2000시간 이상이다.

이 씨는 5년 전 딸이 사는 경남 양산시로 거처를 옮겼다. 이곳에서도 그의 미용 봉사는 이어졌다. 양산시와 접한 금정구 이미용협회에 직접 연락해 봉사가 가능한 곳을 수소문하기도 했다.

지금도 이 씨는 딸과 함께 미용실을 운영하면서 양산지역 병원 등에 직접 찾아가는 미용 봉사도 계속하고 있다. 다만 예전과 달라진 점은 미용업을 물려받은 40대 딸과 함께 봉사를 다닌다는 것이다.

이 씨는 “30년 넘게 이어온 봉사의 매력은 무엇보다 나 자신의 기분이 좋아진다는 점이다”면서 “고향으로 다시 오니 사람 냄새 나고 너무 좋다. 봉사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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