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맨 가계, 오락·문화비 가장 많이 줄였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한 가운데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가계가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고 있다. 가계 지출은 코로나 이전보다 감소했고, 특히 외식이나 오락 지출 감소가 컸다.
지난해 4분기 평균소비성향
코로나 장기화 탓 ‘역대 최저’
복권 지출은 2년 새 11% 늘어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작년(2021년) 4분기(10~12월) 물가 영향을 제거한 전국 1인 이상 가구 실질 지출(328만 2743원)은 코로나19가 국내에 발생하기 이전인 2019년 4분기 대비 0.4% 감소했다. 명목상 가계지출은 3.6% 늘었지만, 물가 상승을 고려한 지출은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가계 실질 소비지출(245만 4786원) 역시 2019년 4분기보다 0.6% 줄었다.
비목별로 보면 오락·문화 분야 실질 지출이 코로나 이후 2년 새 12.2% 급감했다. 음식·숙박(-1.7%)과 의류·신발(-2.8%). 교통(-13.9%) 등 외부 활동과 직결된 지출도 일제히 감소해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다만, 오락 관련 지출이 줄어드는 가운데에도 복권 지출(11.0%)은 큰 폭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비소비지출(82만 7957원) 역시 0.3% 늘었다. 특히 소득세·재산세 등 정기적으로 내는 세금을 뜻하는 경상조세가 18.2% 증가했고, 사회보험료(14.5%)와 연금기여금(2.6%) 지출도 함께 늘었다.
이처럼 가계가 지갑을 닫고 씀씀이를 줄이면서 평균소비성향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실질 지출 기준으로 산출한 작년 4분기 평균소비성향은 67.3%로 같은 기준 비교가 가능한 2019년 4분기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평균소비성향은 가구 소득에서 세금, 연금기여금 등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 가운데 얼마를 상품이나 서비스를 소비하는 데 썼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송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