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플스토리] 경찰견종합훈련센터, 강도 높은 특수훈련 소화
드론 등 과학 장비와 연계
오늘날 경찰견은 폭발물 탐지, 실종자 수색 등 다양한 치안 업무에 나서고 있다. 경찰견은 업무 소화를 위해 특수한 방법으로 훈련받고 있으며, 이런 경찰견을 다루는 경찰관을 경찰견 운용요원이라고 한다. ‘경찰견종합훈련센터(이하 경찰견센터)’는 경찰견과 경찰견 운용요원이 국민의 곁을 든든히 지킬 수 있도록 교육하는 곳이다. 대전광역시 유성구 세동에 위치한 경찰견종합훈련센터(이하 경찰견센터)는 축구장 6개 크기에 달하는 약 4만 2975㎡의 넓은 부지에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 경찰견센터 교수요원이자 경찰견 연구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김민철 경위와 경찰견센터 훈련 전문가들을 통해 대한민국 경찰견의 현황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전 유성구 세동 4만 2975㎡ 부지 위치
경찰견 훈련·운용요원 양성 등 교육 기능
테러 폭발물 탐지·실종자 수색 주력 업무
범인 추적·흉악범 제압 등 다양한 활동도
“개의 능력 무궁무진, 과학수사 큰 도움”
경찰견이란?
경찰견은 1971년에 수사견이라는 이름으로 최초로 도입된 후 점차 그 활동 범위를 넓혀가며 현재는 다양한 경찰 업무에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경찰견들의 뛰어난 폭발물 탐지능력을 활용한 사전 테러 예방 덕분에 수많은 국제 행사를 무사히 치러왔다. 김 교수는 “故 성완종 회장 실종과 같은 각종 사건의 중심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만들어내는 등 경찰견은 명실상부 경찰 조직의 일원으로 활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견은 널리 알려져 있는 반려동물 훈련법과 달리 특수한 방법으로 훈련되어져 경찰관이라도 경찰견에 대해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전까지 구전식·도제식으로 운영돼 체계적이지 않았지만, 경찰견종합훈련센터 설립 이후 그 훈련법이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다.
김 교수는 “현재 경찰견의 주력 업무는 대테러 업무 수행을 위한 폭발물 탐지와 실종자 수색이지만, 앞으로는 마약 탐지·증거물 수색·범인 추적·흉악범 제압 및 드론 등 과학장비와 연계해서 다양한 방면에서 더 활용될 수 있도록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물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 변화 시급
이렇듯 경찰견이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개에 대한 인식이 호의적이지 않아 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실종자 수색의 전문가이자 경찰특공대 탐지견을 운영했던 박부성 교수는 지난해 전국 경찰관을 대상으로 한 경찰견 연구를 위한 해외연수자 모집에 선발돼 영국 웨스트미들랜즈 경찰견센터를 다녀왔다. 그곳을 다녀온 후 박 교수는 우리나라의 동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가 꼭 필요하다고 실감했다.
유럽의 경우 개는 가족이다. 말로만 가족이 아닌 진짜 가족과 같은 대우를 받는다. 사람과 먹고 자고 같이 생활하는 인생의 동반자라고 표현하는 것이 가장 알맞다. 개와 함께 대중교통을 타고 마트, 식당에 가고 생활 속에 자연스레 녹아들어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개를 데리고 와도 거부감을 가지지 않는다. 그래서 경찰견을 운용하는데도 부담이 없다.
박부성 교수는 “경찰견 업무를 맡으며 다양한 개를 다루고 있는 나조차도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골든 리트리버 같은 큰 개를 만나면 어색하게 느끼는 분위기가 있다. 식당이나 마트에서 반려동물 출입을 금지하는 등 사회적 문제가 있다”며 “이런 면에서 아직까지 대한민국은 개를 키우는 데에 호의적인 환경이라고 보기가 어렵다. 이런 환경에서는 경찰견의 운용도 민원 등의 이유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밥 주고 재워주는 것만으로는 개를 잘 키운다고 말하기가 어렵다. 개를 키우는 것에 대한 책임의식이 먼저 자리 잡아야 하고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이런 노력이 있어야 사람들이 개에 대한 인식을 달리 가질 수 있다. 개를 활용한 치안 정책이 활성화되려면 먼저 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발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연구 통한 발전 방향 제시
경찰견 센터에는 세계 최초 복제탐지견 및 25년간 마약탐지견을 운영하다 이직한 황성구 전문경력관과 농림축산식품부에서 특수목적견 사료개발을 했던 견영양학 박사 이은채 전문경력관도 근무하고 있다. 이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대한민국 경찰견의 발전을 이끌어가고 있다.
이은채 교수는 “개의 능력은 무궁무진하다. 인류가 문명화되기 이전부터 함께 해왔다는 설(說)이 존재할 정도로 사람과 익숙하면서도 필요한 존재”라며 “아무리 세상이 과학 기술화되어도 생명체는 대체할 수 없고 세상이 발전할수록 개의 필요성은 더더욱 늘어날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경찰견 훈련 방식에 대해서는 외부로 공개하는 것이 조심스러워 기사로 알릴 수 없는 점이 아쉽다. 경찰견센터에는 경찰견들이 넓은 잔디밭을 자유롭게 뛰어다니고 있다. 밝은 햇살을 받으며 행복해하는 모습이며, 이곳에서는 대한민국 경찰의 일원으로 당당히 한 몫을 할 경찰견들에 대한 믿음을 느낄 수 있다.
이상윤 선임기자·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suvel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