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간인 무차별 폭격, 러시아 고립 자초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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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도심의 거주 지역에 포탄을 퍼부으면서 민간인 희생이 속출하고 있다. 소셜미디어(SNS)에는 러시아군 포격으로 불타는 아파트와 숨진 아이 등 참혹한 사진이 잇따라 올라오면서 국제사회가 분노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결사 항전과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 동참으로 침공 계획이 차질을 빚자 당황한 러시아군은 수도 키예프와 제2 도시 하리코프 등 대도시를 포위하고 학교와 병원 등 민간인 시설까지 대대적인 포격전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군이 잔혹한 살상무기인 접속탄과 산소를 빨아들여 초고온 폭발을 일으키는 진공폭탄까지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자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러시아 전쟁 범죄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고 한다.

기업·문화·체육계, 보이콧 동참
명분 없는 침략 전쟁 중단해야

미국을 비롯해 EU와 영국, 한국, 일본 등 27개 국가가 반푸틴 전선으로 똘똘 뭉치면서 ‘러시아 보이콧’이 점차 확산하는 추세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일 취임 후 첫 국정연설을 통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심각한 오판으로 결코 상상하지도 못한 힘의 벽에 직면했다”면서 “푸틴은 그 어느 때보다 세계에서 고립돼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푸틴은 탱크로 키예프를 둘러쌀지 모르지만, 절대 우크라이나 국민의 마음과 영혼을 얻지 못한다”라고 비판했다. 이날 연설에 초청된 미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상·하원 의원과 참석자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민간 부문의 기업과 문화·체육계까지 러시아 보이콧에 속속 참여하면서 러시아 고립 속도가 한층 빨라지고 있다. 한국,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시민들이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러시아의 침공 중단을 요구하는 규탄 시위를 펼치고 있다. 독일 뮌헨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푸틴의 열렬한 지지자로 알려진 세계적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를 예술감독직에서 파면했다. 칸 국제영화제는 러시아 대표단을 초청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스포츠계도 “러시아와는 상대하지 않겠다”면서 카타르 월드컵 러시아 퇴출, 푸틴 대통령 태권도 명예 단증 철회, 세계주니어아이스하키선수권대회 개최권 박탈 등의 입장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민의 용기에 국제사회가 일제히 보이콧으로 응답하면서 러시아가 어느 수준까지 제재를 감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벌써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거론되는 러시아는 향후 치러야 할 전쟁 비용과 경제 제재, 전쟁 범죄 책임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러시아가 상황에 대한 오판과 조급증으로 무차별적 민간인 살상을 벌이고, 핵 위협을 확대할 경우 러시아의 고립과 사후 대가는 형용하기조차 어렵게 된다. 약소국을 희생양 삼아 정치적 야욕을 이루려는 푸틴과 러시아의 추락만 빨라지게 된다. 러시아는 더 늦기 전에 파괴와 살상만 낳는 명분 없는 전쟁을 중단해야 한다. 맨손으로 러시아 탱크에 맞서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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