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범죄 경력·윤 부동시’ 자료 함께 보고도 해석은 제각각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3일 양측의 요구로 같이 열람한 이재명 대선후보의 과거 범죄수사경력, 윤석열 후보의 시력검사 자료를 놓고 재차 의혹 공방을 이어나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이날 법무부가 제출한 관련 자료를 함께 열람했다.
민주당은 해당 자료에서 윤 후보의 1994년 검사 임용, 2002년 재임용 당시 좌우 양안 시력 차이가 각각 0.2, 0.3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부동시’로 병역 면제를 받은 데 병역 기피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에 따르면 1994년 검사 임용 당시 윤 후보가 제출한 보라매병원 신체검사서에서는 왼쪽 눈의 시력이 0.7, 오른쪽 눈이 0.5로 표기됐다. 또 2002년 재임용 당시 낸 강남병원 신체검사 결과에서는 왼쪽 눈이 0.9, 오른쪽 눈이 0.6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윤 후보가 부동시로 병역을 면제받은 1982년 병역검사 때에는 왼쪽 눈 0.8, 오른쪽 눈 0.1로 시력 차가 0.7이었다. 다만 이날 확인된 법무부의 자료는 두 눈의 굴절률을 정밀하게 검사한 것은 아니다.
양당 법사위 소속 의원 관련 자료 열람
민주 “용도에 따라 시력 검사 결과 달라”
국힘 “법무부 자료에 없는 사건 더 있다”
서로 반박하며 자당 후보 방어에 전력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박주민 의원은 “당시 병역을 면제받으려면 양안의 시력 차이와 함께 굴절률 차이 조건도 동시에 만족해야 하는 것으로 안다”며 “(국방부에도)기관이 가진 더 이상의 내용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윤 후보는 2019년 검찰총장 후보자 시절 부동시 의혹과 관련해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시력검사를 받아 ‘2.5 디옵터의 양안 부동시’라는 진단서를 발급받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이는 ‘좌우 양쪽 눈의 차이가 3.00 디옵터 이상이거나 양쪽 눈의 차이가 2.00 디옵터 이상이면서 오른쪽 눈이 나쁘면 병역면제’라는 1982년 당시의 조건에는 부합한다.
그러나 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인 우상호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한 번 발생한 부동시 굴절률은 평생 변화가 없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것이 안과 전문의의 소견”이라며 “용도에 따라 신체검사 결과가 다르게 나왔다. 어느 것이 진짜인지 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인은 “안보와 힘에 의한 평화를 말하던 윤 후보, 정작 본인은 병역을 기피하기 위해 시력을 조작했다니 국군통수권자의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굴절률 검사 없는 단순 시력 검사를 가지고 제기한 윤 후보의 부동시 관련 의혹은 결국 근거 없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제기하는 의혹은 해소됐다”고 반박했다. 당 법사위원들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윤 후보는 자동굴절검사기를 통해 누구나 정확한 검안이라고 인정하는 조절마비 굴절검사를 받았다”며 “민주당은 아무리 패색이 짙다고 해도 의학적 결과마저 무시하는 낯 뜨거운 선언을 멈춰라”고 말했다.
전 의원은 그러면서 “이 후보는 소년공 시절 프레스에 왼팔을 다쳐 군 면제를 받았다고 주장하지만 평소 행동을 보면 왼손을 짚고 윈드서핑을 하고, 낚싯대를 왼손으로 든다”며 “군 면제를 받을 정도인데 팔이 이렇게 좋아졌는지 물어봐야 할 것”이라고 역공에 나서기도 했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은 이날 열람한 이 후보의 범죄수사경력 자료와 관련, “수사자료표에는 기소되지 않은 사건들에 대해서도 혐의없음이나 공소권없음, 기소유예 등을 포함해 처분 결과가 다 나와야 한다”며 “오늘 확인한 자료에는 예를 들어 청소용역업체 선정 의혹 등 언론에 보도됐던 고소고발 등 입건된 사건들도 포함돼 있지 않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날 법무부 자료에는 음주운전 1건을 포함해 4건의 벌금형과 대법원 무죄 판결 1건, 성남FC 사건 관련 수사중 사건 1건 등 총 6건이 기재됐는데, 지난해 8월 당내 경선 당시 이 후보가 직접 공개했던 내용과 같았다. 이에 대해 박주민 의원은 “기록에도 안 나오는 것을 상상하느냐”며 반박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