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원팀' 전격 합류한 안철수의 향후 위상 및 역할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3일 후보 단일화를 전격 선언한 뒤 대선후보직을 사퇴하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주도하는 ‘보수 원팀’에 합류했다. 이에 따라 보수 진영 내에서 안 대표의 위상과 향후 역할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안 대표는 남은 6일의 대선 기간 동안 윤석열 후보의 선거 운동을 주도할 전망이다. 비록 윤 후보가 여론조사 공표 마지막 날 일제히 발표된 대부분의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확실한 우위를 점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안 대표는 60%에 육박하는 정권교체 여론에도 40%대에 머무르는 윤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상당한 기여할 할 것으로 보인다. 모 여론조사 전문가는 “안 대표가 여전히 높은 윤 후보의 비호감도를 낮춰 지지도를 올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안 대표는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서울·수도권과 고향인 부산·울산·경남(PK),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 공략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지방신문협회와 조원씨앤아이가 지난달 26~1일 실시한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안 후보는 서울(7.4%), 인천·경기(7.7%), PK(8.3%), TK(8.0%)에서 비교적 높은 지지를 받았다. 국민의힘도 안 대표에게 모든 지원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만약 3·9 대선에서 윤 후보가 정권교체에 성공할 경우 안 대표의 위상은 급상승한다. 그는 이날 윤 후보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처럼 대통령직인수위 구성부터 새 정부 조각까지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안 대표가 추천하는 인사가 인수위원장이나 부위원장을 맡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안 대표는 일각에서 거론되는 차기 정부 국무총리를 맡지는 않고, 새 정부의 국정운영 비전을 마련하는 대통령 직속 핵심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 모 정치전문가는 “차기 대권주자인 안 대표가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아예 정부와 청와대와 담쌓고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에 터를 잡을 것이란 전망도 만만찮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순조롭게 마무리한 뒤 내년 6월 이준석 대표의 임기가 끝난뒤 집권당의 당권에 도전한다는 얘기다.
정치권 내부에선 행정과 정치 경험이 전무한 이 대표가 정부나 청와대로 옮기거나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할 경우 이른 시일내 국민의힘 대표 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있고, 여기에 안 대표가 도전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일부에선 안 대표가 6월 지방선거 때 경기지사 선거에 도전할 것이란 얘기가 있지만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다.
그런 차원에서 안 대표가 부산지역 보궐선거나 차기 총선 때 PK 지역에 출마할 공산이 있다. 안 대표가 지금까지 서울에서 터를 잡았지만 자신의 정치적 기반이 없어 번번이 실패해 그의 핵심 측근들을 중심으로 “고향인 PK를 확실한 연고로 잡아야 한다”는 제안이 많다는 후문이다.
안 대표가 부산 출마를 방향을 선회할 경우 PK 정치권의 차기 대권 경쟁이 조기 과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