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원팀' 전격 합류한 안철수의 향후 위상 및 역할은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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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에서 토론회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에서 토론회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3일 후보 단일화를 전격 선언한 뒤 대선후보직을 사퇴하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주도하는 ‘보수 원팀’에 합류했다. 이에 따라 보수 진영 내에서 안 대표의 위상과 향후 역할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안 대표는 남은 6일의 대선 기간 동안 윤석열 후보의 선거 운동을 주도할 전망이다. 비록 윤 후보가 여론조사 공표 마지막 날 일제히 발표된 대부분의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확실한 우위를 점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안 대표는 60%에 육박하는 정권교체 여론에도 40%대에 머무르는 윤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상당한 기여할 할 것으로 보인다. 모 여론조사 전문가는 “안 대표가 여전히 높은 윤 후보의 비호감도를 낮춰 지지도를 올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안 대표는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서울·수도권과 고향인 부산·울산·경남(PK),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 공략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지방신문협회와 조원씨앤아이가 지난달 26~1일 실시한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안 후보는 서울(7.4%), 인천·경기(7.7%), PK(8.3%), TK(8.0%)에서 비교적 높은 지지를 받았다. 국민의힘도 안 대표에게 모든 지원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만약 3·9 대선에서 윤 후보가 정권교체에 성공할 경우 안 대표의 위상은 급상승한다. 그는 이날 윤 후보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처럼 대통령직인수위 구성부터 새 정부 조각까지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안 대표가 추천하는 인사가 인수위원장이나 부위원장을 맡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안 대표는 일각에서 거론되는 차기 정부 국무총리를 맡지는 않고, 새 정부의 국정운영 비전을 마련하는 대통령 직속 핵심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 모 정치전문가는 “차기 대권주자인 안 대표가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아예 정부와 청와대와 담쌓고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에 터를 잡을 것이란 전망도 만만찮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순조롭게 마무리한 뒤 내년 6월 이준석 대표의 임기가 끝난뒤 집권당의 당권에 도전한다는 얘기다.

정치권 내부에선 행정과 정치 경험이 전무한 이 대표가 정부나 청와대로 옮기거나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할 경우 이른 시일내 국민의힘 대표 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있고, 여기에 안 대표가 도전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일부에선 안 대표가 6월 지방선거 때 경기지사 선거에 도전할 것이란 얘기가 있지만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다.

그런 차원에서 안 대표가 부산지역 보궐선거나 차기 총선 때 PK 지역에 출마할 공산이 있다. 안 대표가 지금까지 서울에서 터를 잡았지만 자신의 정치적 기반이 없어 번번이 실패해 그의 핵심 측근들을 중심으로 “고향인 PK를 확실한 연고로 잡아야 한다”는 제안이 많다는 후문이다.

안 대표가 부산 출마를 방향을 선회할 경우 PK 정치권의 차기 대권 경쟁이 조기 과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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