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마음은 굴뚝같지만 현실은 나홀로 동영상 보기
부산시민 문화예술활동 트렌드 조사
부산시민의 문화예술 향유에 대한 욕구는 높으나, 시민들은 실제 여가활동으로 문화예술을 즐기지는 못하고 있다. 부산시민 문화예술활동 트렌드 조사에서 ‘문화예술관람을 여가활동으로 즐기고 싶다’는 응답자가 52.3%였으나, ‘휴일에 주로 하는 여가활동으로 문화예술관람을 즐기고 있다’는 응답은 14.1%에 그쳐 38.2%의 격차가 발생했다. 문화예술활동의 경우도 희망 여가활동(28.3%)과 현재 여가활동(4%)으로 24.3% 차이가 났다.
부산문화재단 2500명 설문 조사
시민 52.3% “문화예술관람 희망”
실제 관람은 14.1%에 그쳐 격차
서부산 문화공간 부족 응답 많아
이용 편한 ‘슬세권 문화예술’ 필요
부산문화재단은 ‘2021 부산시민 문화예술활동 트렌드 조사’ 연구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 보고서는 부산문화재단 정책연구센터가 만 15세 이상 부산시민 2000명과 문화관심집단 500명을 대상으로 2020년 10월부터 2021년 9월까지 1년간의 여가실태, 문화환경 진단 등 6개 영역을 조사한 내용을 담고 있다. 부산시 차원에서 시민의 여가활동과 문화예술활동 전반에 특화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의 하루 평균 여가시간은 평일 3.5시간, 휴일 5.9시간으로 나타났다. 현재 주로 하는 여가활동은 평일과 휴일 모두 ‘TV/동영상 시청’이 가장 많았다. 문화관심집단에서도 ‘TV/동영상 시청’ 비율이 높게 나타나 코로나로 외부 여가활동이 많이 줄어들었음을 보여줬다. 앞으로 즐기고 싶은 여가활동에 대한 질문에서는 일반 시민은 여행/나들이/캠핑(72.2%), 운동(53.5%), 문화예술관람(52.3%), 문화예술활동(28.3%) 순으로 응답했다. 문화관심집단은 문화예술관람(69%), 여행/나들이/캠핑(62%), 문화예술활동(48.4%), 운동(34%) 순으로 답했다.
일반시민과 문화관심집단 모두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 문화예술활동을 선호하고, 혼자보다 여럿이 함께하는 문화예술활동을 좋아한다는 응답률이 높았다. 코로나 이후 문화예술활동의 변화에 대해서는 일반시민의 65.3%, 문화관심집단의 95.6%가 오프라인 문화예술관람 빈도가 줄어들었다고 응답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문화예술활동이 제한 돼 우울감을 느꼈다는 응답자도 일반시민 40.6%, 문화관심집단 77.4%에 달했다.
지난 1년간 문화예술활동 경험에 있어 일반시민 9.7%, 문화관심집단 64.4%로 경험률의 차이가 컸다. 일반시민의 경우 앞으로 참여하고 싶은 문화예술활동으로 문화예술교육(30.8%), 문화예술창작/실연(16.1%), 문화예술동호회(13%) 등을 언급했다. 시민들은 관람 등 문화예술활동에 어려움을 주는 요인으로 정보 부족, 시간 부족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시민에게 웹사이트, 소셜미디어 등 다양한 경로로 문화예술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부산 문화환경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부정적 평가가 높았다. ‘다른 광역시에 비해 다양한 문화예술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내가 이용할 수 있는 문화예술공간이 충분하다’ ‘거주지 주변에 이용할 수 있는 문화예술공간/프로그램이 충분하다’ 등의 질문에 서부산 지역 거주자의 부정적 응답률이 높아 부산시민이 체감하는 동서 문화격차가 여전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시민이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슬세권’ 문화예술활동과 문화예술공간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됐다. 일반시민이 1년간 이용한 문화예술공간은 서점(23%), 공공도서관(16.9%), 박물관/미술관(13.2%), 민간공연장(13%) 순서였다. 주민자치센터(9.1%), 작은 도서관(8.4%), 복합문화공간(7.9%)도 뒤를 이었다. 문화관심집단에서도 서점(57%), 공공도서관(53.4%), 복합문화공간(51.6%), 민간공연장(43.4%) 이용률이 높았다.
부산지역 전체 문화환경에 비해 거주지 주변 문화환경 평가의 긍정 응답률이 다소 낮다는 점에서 슬세권 문화예술공간이나 프로그램의 확대는 필요하다. 또 문화예술공간 이용에 있어 이용가능시간과 접근성 문제가 거론된다는 점에서도 ‘슬세권 문화예술’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실제 일반시민과 문화관심집단 모두 앞으로 더 늘어났으면 하는 문화예술공간으로 복합문화공간과 생활문화센터를 우선적으로 꼽았다.
이번 보고서를 통해 장애인, 자녀가 있는 30~40대 기혼 여성, 고령자 등 여가활동과 문화예술활동에서 소외된 계층의 존재도 드러났다. 부산문화재단은 보고서를 통해 ‘시민들이 생활권 가까이에서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15분 거리 문화예술활동과 문화예술공간을 지원하고 만들어야 하며 배리어프리 문화예술환경 조성, 세대별 맞춤형 문화예술 향유 기회 확산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2021 부산시민 문화예술활동 트렌드 조사’ 연구보고서는 부산문화재단 전자아카이브(http://e-archive.bscf.or.kr) 정책아카이브에서 열람할 수 있다. 051-745-7205~7.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