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ETF펀드 거래 정지에 투자자 ‘멘붕’
직장인 김 모(47) 씨는 최근 밤잠을 설치고 있다. 자신이 투자한 러시아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KINDEX 러시아MSCI(합성)’가 거래 정지된 데 이어 앞으로 상장 폐지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김 씨는 지난달 중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공포가 본격 확산되고 있을 때 1500여 만 원을 해당 ETF에 투자했다.김 씨는 “이번 거래 정지가 러시아의 경제 펀더멘탈이 붕괴돼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 희망을 걸고 있다”며 “전쟁이 어서 마무리되길 기다릴 뿐”이라고 말했다.
국내 유일 ‘KINDEX 러MSCI’
280억 순매수 개인 상폐 공포
국내 유일의 러시아 관련 ETF가 오늘부터 거래 정지되면서 투자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7일부터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러시아MSCI(합성)’ 거래를 정지한다고 6일 밝혔다. 거래 정지 해제는 별도의 시장 안내가 있을 때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이 ETF의 기초 지수는 러시아 거래소 상장 종목 중 시장 대표성 요건을 충족한 종목으로 구성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러시아지수(MSCI Russia 25% Capped Index)다.
그러나 최근 MSCI는 러시아를 신흥국(EM) 지수에서 제외했으며 오는 9일 종가를 기준으로 모든 지수 내 러시아 주식에 대해 사실상 0에 가까운 가격(0.00001)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 정책은 ‘KINDEX 러시아MSCI(합성)’에도 적용된다. 따라서 한국거래소는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해당 펀드에 대한 거래를 정지했다.
갑작스런 거래 정지에 개인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할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에는 ‘상폐되면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나’, ‘총성이 울리면 사라는 말에 따라 투자했는데 잘못한 거 같다’ 등 내용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21일부터 3월 4일까지 ‘KINDEX 러시아MSCI(합성)’를 280억 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일 해당 ETF는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는 “가격 괴리율이 규정상 관리의무 비율의 2배 이상에 해당한다”고 투자유의종목 지정에 대한 사유를 밝혔다.
김형 기자 m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