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불복 ‘불씨’ 남긴 선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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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장에서 터진 초유의 투표용지 관리 부실 파문이 20대 대선 레이스의 막바지 뇌관으로 떠올랐다. 특히 최종 개표 결과에서 아주 근소한 차이로 당락이 갈린다면 관리부실 논란이 불거진 확진자·격리자 투표분이 ‘대선 불복’ 등 정치적 후폭풍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현실적으로 재검표 등 절차를 진행하기는 쉽지 않아 대선 후 정국이 혼돈에 빠질 수 있다. ‘논란 표’를 헤아릴 수 없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확진자·격리자 투표용지 관리 부실
명단 작성 등 생략 부정투표 ‘의혹’ 키워
여야, 자기부정 갇혀 “재발 방지” 요구만

당장 사전투표에 참여한 확진·격리자의 정확한 규모도 파악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 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코로나 확진자·격리자 투표가 시작된 전날 오후 5시부터 투표 마감 시각까지 사전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는 모두 99만 630명이다. 여기에는 오후 5시 이후 투표한 일반 유권자와 확진자, 격리자가 뒤섞여 있는데 선관위는 확진·격리자를 따로 취합하지 않았다.

향후 집계 절차를 밟더라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는 정부가 격리자에 한해 미리 신청을 받아 투표했고, 시간도 오후 8시 이후라 격리자 투표분이 집계됐는데 이번에는 확진자 폭증에 사전신청과 별도 명단 작성 등 절차가 생략됐다. 총체적인 부실 관리를 보여 주는 대목이라, 부정투표 의혹이나 불복 논란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일단 여야는 6일 앞다퉈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질타하며 본투표 날(9일)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 마련을 주문했지만, 부정선거 음모론에는 선을 그었다. 결과를 모르는 상황에서 자당 후보가 대선에서 이길 경우 ‘자기 부정’을 하게 되는 딜레마에 갇힐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읽힌다. 선관위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해 온 국민의힘 더욱 민감하게 반응했지만, 부정선거론으로 확대하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후보들도 우려와 함께 ‘재발 방지’에 방점을 찍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페이스북에 “코로나에 확진되신 분들이 투표하는 과정에 많은 불편을 겪으셨다고 한다. 참정권 보장이 최우선”이라며 “선관위와 당국은 본투표에서는 확진자들의 불편과 혼선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조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도 페이스북에 “정부와 선관위에 강력히 촉구한다”며 “본투표일에 이런 혼란이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강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민지형 기자 oa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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