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넓어지고 높아진 사직구장… 롯데에 득이냐 실이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홈 구장인 부산 사직야구장이 확 넓어지고 높아졌다. 2022시즌 개막을 한 달 여 앞두고 첫선을 보인 사직구장의 변화가 롯데의 성적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는 7일 오전 재정비 공사 이후 확 달라진 사직구장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롯데는 이날 사직구장에서 타격·수비 훈련을 진행했다. 이번 재정비 공사에서 롯데는 △홈플레이트 이동 △더그아웃 확장 △외야 담장 높이 상승 △잔디 밑 배수시설 보강 △기존 익사이팅 존 불펜 연습장 변경 공사를 마쳤다. 롯데는 오는 12일 시작되는 KBO리그 시범경기 전까지 1군 스프링캠프 훈련을 사직구장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재정비 공사 이후 7일 첫 공개
외야 담장 높이 4.8m에서 6m
좌·우측 거리 0.8m 늘어나고
중앙은 118m에서 120.5m로
선수들 “깜짝 홈런 기대 못 해”
코치진, 구장 활용 방안 고민 중
롯데는 기존 홈플레이트를 백스톱(포수 뒤편 구역)과 내야 관중석 쪽으로 2.884m 당겼다. 이번 공사로 홈플레이트에서 좌·우측 담장까지의 거리는 기존 95m에서 95.8m, 가장 먼 중견수 뒤쪽 담장까지의 거리는 118m에서 120.5m로 2.5m 길어졌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외야 담장 높이다. 기존 4.8m이던 사직구장 담장은 6m로 훌쩍 높아졌다. 높아진 담장은 내야 뒤편 관중석에서도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이대호와 전준우, 한동희, D J 피터스, 정훈을 비롯한 롯데 타자들은 ‘넓어지고 높아진’ 사직구장의 변화를 확실히 체감하는 듯했다. 타자들은 자신이 친 공의 궤적을 확인하며 바뀐 사직구장에 조금씩 적응하는 모습이었다.
같은 조에서 타격 훈련을 한 내야수 한동희와 외야수 D J 피터스는 번갈아 가며 높아진 담장을 여유 있게 넘겼다. 한동희는 6m 담장을 훌쩍 넘기는 큼지막한 홈런을 2개 쏴 올렸다. 피터스도 이에 질세라 좌중간 관중석 상부를 맞히는 큰 홈런을 터뜨렸다.
타격 연습에 참가한 타자들은 대부분 ‘확실히 높아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타격 훈련에서는 외야 담장 아래를 맞히는 공이 여러 차례 나왔다. 높은 궤도의 타구들은 어김없이 담장을 넘기지 못했다. 홈플레이트에서 외야까지 거리가 짧아 가끔 터져 나왔던 ‘깜짝 홈런’은 앞으로 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동희는 바뀐 사직구장에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야구장이 많이 커진 것은 맞는 것 같다”며 “예전에는 빗맞은 타구도 홈런이 되는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확실하게 맞혀야 넘어갈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동희는 “좌우중간까지의 거리도 길어져서 2루타도 많이 나올 것 같고, 2루로 뛰어가는데도 조금은 여유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래리 서튼 감독은 사직구장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찾는 데 몰두하는 모습이었다. 서튼 감독은 “좌우로 확실히 넓어졌다”며 “문규현 수석코치, 김평호 작전주루 코치와 함께 수비에서 컷오프 릴레이나 주루를 어떻게 할지 살펴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서튼 감독은 “하늘 높이 뜨는 플라이볼이 아니라 쭉 뻗는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며 “시범경기 12경기 동안 홈 구장인 사직구장을 잘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