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재택치료를 위한 조언
코로나19 재택치료를 무사히 마쳤다. 재택치료를 하면서 ‘겪어 봐야 안다’는 말의 의미를 새삼 확인했다. 재택치료자가 115만 명으로 늘고,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21만 명을 웃돌면서 2년여 전 국내 첫 확진자가 나왔을 때 ‘확진자 낙인’ 찍기 분위기는 많이 사라진 듯해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부산만 하더라도 누적 확진자가 33만 명으로 시민 10명 중 1명꼴로 확진되는 상황이다. 혹여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양성 통보를 받더라도 지금은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심정이랄까. 코로나19 팬데믹과 엔데믹, 그 사이 어디쯤을 지나고 있다는 게 확연해 보인다.
다만, 확진 통보를 문자메시지로 처음 받았을 때는 당황스러웠다. ‘겪어 봐야 안다’는 것의 첫 관문이었던 셈이다. 기초자치단체 역학조사팀 전화와 재택치료팀 안내 문자를 받기까지 서너 시간이 소요된 점을 고려하면 그 사이는 시쳇말로 ‘멘붕’이었다. 유경험자들 말로는 감기 혹은 계절독감 수준이라고 해도 내 경우에 어떨지 모르는 것이고, ‘폭풍 검색’을 해도 그 순간에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은 딱히 눈에 띄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확한 정보와 접근 매뉴얼이 있으면 좋겠다 싶었지만, 그게 어디 사람마다 맞춤 제공이 되느냐 말이다.
그런데도, 개인적으로 이번 재택치료 기간 가장 요긴했던 점은 ‘코로나19 전화상담병원’으로 지정된 동네 병·의원에서 비대면 진료를 하고, 그에 따른 처방 의약품을 연계 약국을 통해 전달받은 것이다. 첫 전화 상담 후 해당 의사와 두 번을 더 통화했고, 연계 약국 약사와도 한 번의 전화 통화를 했다. 처음엔 올라케어, 닥터나우 같은 비대면 의료 앱을 사용할까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의료진과 직접 상담이 나을 듯해서 내린 결론이었다. 다른 재택치료자도 무작정 종합감기약을 복용할 게 아니라 자신의 증세에 맞는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기 바란다. 확진자라면 모두 무료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다음은 시간이 해결해 준다. 그래서 감히 제언하자면, 보건소 문자메시지만이라도 빠르게 전달해서 확진자들의 불안감과 혼선을 줄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PCR 검사는 최대한 빨리 받을 방법이 생기면 좋겠다. 재택관리지원 상담 전화도 원활해지길 희망한다. 내가 통화한 한 공무원은 자기는 건설과 직원이어서 잘 모르니 다음 날 보건소로 전화하라고 했다. 상담 전화를 받은 사람이 할 대답은 아닌 듯하다. 다들 힘들고 어려운 시기다. 각자의 자리에서 조금만 더 힘내자고 말하고 싶다. 김은영 논설위원 key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