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 JP모건 “러, 16일 달러채권 디폴트 가능성 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이 “러시아가 오는 16일 만기가 돌아오는 달러 채권에 대한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JP모건은 보고서를 통해 오는 16일 7억 달러(약 8582억 원) 상당의 채권 만기를 맞는데, 서방 국가의 제재로 러시아 일부 자산이 동결된 점과 또 다른 경제적 제재로 부채 상환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가 부채를 상환할 현금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러시아중앙은행은 현재 약 6430억 달러(약 788조 원)의 준비금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 기관에 대한 미국의 제재와 러시아의 맞대응, 지불 수단 중단 등이 러시아가 해외에서 채권을 지불하는데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JP모건은 분석했다.
외신들은 이에 더해 러시아가 해외 대출 기관에 손실을 입히기 위해 서방의 제재에 대한 보복 수단으로 디폴트를 악용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봤다. 헤이먼캐피털매니지먼트의 카일 배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CNN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푸틴은 100% 디폴트가 될 것”이라며 “서방이 그를 목 졸라 죽이고 있다. 왜 그가 지금 서방의 이자를 지불하는 데 동의하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중국 헝다 사례에서 보듯이 달러화 채권은 30일 동안의 자동 유예기간을 적용 받는다. 이를 통해 다음달 15일까지 유예를 받고 러시아가 상환한다면 디폴트를 면할 수도 있다.
한편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가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사흘 새 10단계나 강등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무디스는 이날 러시아 신용등급을 ‘B3’에서 ‘Ca’로 4단계 내렸다. 무디스는 지난 3일에도 러시아 신용등급을 ‘Baa3’에서 ‘B3’로 6단계 낮췄다. 러시아가 받은 Ca 등급은 ‘투자 부적격 등급’ 중에서도 거의 최하 등급이자 디폴트 단계인 ‘C’의 바로 직전 단계다. 이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