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세계 각국 전투원 전장으로 바뀌나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다국적 의용군 부대 ‘조지아 군단’이 키이우(키예프)에서 훈련을 받는 모습.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지상전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최근 시리아에서 돈을 주겠다며 전투대원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반면 우크라이나에는 전 세계에서 참전을 위해 모여든 의용군이 2만 명에 달한다. 양측은 ‘극과 극’의 이유로 전쟁터로 오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전쟁이 세계 각국의 전투원이 모이는 전장으로 양상이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신 “러, 시리아서 지원자 모집”
우크라 “외국인 의용군 2만 명”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서 벌일 시가전에 대비해 시리아 전투원을 모집하고 있다고 미국 정부 관리 4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WSJ는 또 러시아군 상당수가 징집병이기에 시가전 역량이 떨어지지만, 시리아 전투원들은 10년 가까이 시가전 경험을 쌓아 왔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2015년부터 시리아 정부 편에서 시리아 내전에 개입했다.

시리아 현지 매체 ‘데이르에즈조르24’도 러시아가 6개월간 우크라이나에서 ‘경비대’로 합류할 자원자를 모집하며 200∼300달러(약 24만∼36만 원)를 급여로 제시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매체는 이 액수가 6개월 급여인지, 일급 혹은 주급인지는 제시하지 않았다. 러시아 남부 체첸공화국도 우크라이나에 파병한 사실이 지난달 말 확인된 바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에는 세계 각국에서 참전을 원하는 자원병들이 의용군에 합류하기 위해 속속 도착하고 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은 이날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외국인 의용군 숫자는 현재 2만 명가량”이라며 “대부분 유럽 국가에서 왔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 많은 이들이 최근 몇 년간 러시아가 벌인 일들을 싫어했지만, 누구도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거나 싸울 엄두를 내지 못했다”면서 “그래서 사람들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싸우고 포기하지 않는 것을 보고, 참전 동기를 느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각국 정부의 허가 없이 외국 전쟁에 참여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이 많다. 한국에서도 유튜브 ‘가짜 사나이’로 이름을 알린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출신 이근 전 대위가 의용군으로 참전하기 위해 최근 우크라이나로 출국해 논란이 일었다. 한국의 경우 우크라이나 전 지역은 여행금지인 여행경보 4단계가 발령돼 있어 방문하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학연구소(ISW)의 제니퍼 카파렐라 연구원은 이번 전쟁이 세계 각국의 전투원들이 모이는 전장으로 양상이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시리아에서 외국 전투원을 모집해 우크라이나에 배치하는 러시아의 전략은 이번 전쟁을 세계로 확대하려는 것”이라면서 “특히 중동 지역을 연루시켜 이번 전쟁을 지역을 뛰어넘는 (국제적)역학 관계로 연결지으려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