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둔화됐지만 정점은 오리무중… 9일 확진자 수가 ‘가늠자’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부산 2만 명, 전국 20만 명을 연일 넘어가고 있다. 이를 두고 현재 감염 상황이 유행의 정점에 가까워졌는지 아니면 아직 정점은 멀리 있는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다만 9일 신규 확진자 규모를 보면, 향후 유행세에 대한 대략적인 판단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더블링 효과’ 비해 확산세 둔화
‘주말 효과’ 없는 9일이 분수령
방역당국 이달 중순 정점 관측
위중증 환자는 포화 상황 접근
■확산 속도 느려졌지만, 정점 오리무중
지난주(2월 28일~3월 6일) 부산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이는 모두 12만 5409명이다. 하루 평균 1만 7915명가량이 확진된 셈이다. 이는 전주(2월 21~27일) 총 확진자 7만 7762명, 하루 평균 1만 1108.8명의 1.6배 규모이다. 1월 중순부터 일주일마다 감염 규모가 2배씩 커지는 ‘더블링’ 효과가 이어진 것에 비하면, 확산 속도가 둔화됐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방역 관계자들은 오는 9일 신규 확진자 규모를 보면 향후 확산 속도의 둔화 정도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유행 이후 매주 수요일엔 전날보다 확진자가 급증하고 이후 일주일간 비슷한 규모로 확진자가 나오는 추세가 이어졌다. 수요일 신규 확진자 통계에는 코로나19 검사 수가 줄어드는 ‘주말 효과’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오는 9일 신규 확진자가 부산 2만 명대 중반, 전국 20만 명대 초중반을 유지하면, 현재 감염이 정점에 도달했거나 정점이 매우 가까워졌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반면 신규 확진 규모가 지금 추세보다 커지면 커질수록, 확산세의 둔화 속도가 완만해져 유행의 정점은 이달 중하순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일단 방역 당국 안팎에서는 유행의 정점이 빨라야 이달 중순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5일 식당·커피숍 등의 영업시간이 오후 11시로 연장되는 등의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조처에 따른 영향으로 정점이 늦춰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스텔스 오미크론’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감염 사례를 표본 조사한 결과 99.96%가 오미크론 변이였으며, 이 중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알려진 BA.2 변이도 22.9%를 차지하며 비중이 점차 늘고 있다. 오미크론 BA.2 변이는 기존 변이보다 전파력이 30%가량 세지만, 중증화 등에선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전하게 유행 넘길 수 있을까
의료 대응 측면에서는 확진자 규모보다 위중증 환자 증가 추세가 더욱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현재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전국이 59.8%이며, 부산은 이보다 높은 70.7%이다. 중환자 병상은 별도의 여유 병상 등도 확보되어야 정상적인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동률 80%를 포화 상태로 보고 있다.
특히 위중증 환자는 확산세와의 1~2주의 시차가 있어, 당장 확산세가 꺾인다고 하더라도 최소 1~2주 정도는 꾸준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유행의 정점에 가까워졌다고 하더라도 이달 중순 즈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포화 상태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 유행이 길어지면 의료 대응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 경우 병상 부족뿐만 아니라 의료 인력 부족도 심각하게 발생할 수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7일 지난주(2월 27일∼3월 5일) 코로나19 주간 위험도를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종전의 '높음'에서 최고 단계인 '매우 높음'으로 한 단계 격상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중환자실의 병상가동률이 50%를 넘어 계속 증가하고 있고 60세 이상 확진자의 규모가 증가하며 위중증 환자, 사망자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현재 감염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다음 주까지 산모와 투석 치료 중인 확진자를 위한 병상을 각각 250여 개, 600여 개씩 늘리기로 했다. 아울러 이들이 기존 병원에서 출산과 투석을 진행할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내릴 방침이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