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 ‘소방 드론’, 산불 진화에 혁혁한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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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군 직원들이 지난해 10월 군청사 잔디공원에서 계류형 드론 ‘스카이아이(SKYEYE-150)’ 시연 행사에서 드론을 하늘로 올리고 있다. 작은 사진은 지난 7일 울주군 산불 피해 현장에서 계류형 드론이 촬영한 뒷불 감시 영상. 울주군 제공

재난현장의 ‘눈’으로 불리는 소방 드론과 지자체의 계류형 드론 등이 최근 발생한 울주군 산불 현장에서 숨은 공신 역할을 톡톡히 했다.

9일 울주군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3시 48분 울주군 언양읍 직동리 야산에서 큰불이 났다. 울주군과 울산소방본부 특수화학구조대는 오후 5~6시께 열화상 카메라 등을 탑재한 드론 2대를 산불 현장에 띄웠다. 불길은 가뜩이나 건조한 날씨에 강한 바람을 타고 매섭게 번지던 상황이었다.

열화상 카메라로 실시간 파악
잔불 감시엔 ‘계류형 드론’ 활약
군 “드론 자유화구역 사업 성과

소방 드론 등은 산불 현장 곳곳을 누비며 불길의 경로와 불씨가 되살아나는 현장 등을 시시각각 표시했다. 열화상 카메라를 장착한 드론은 불씨나 사람, 동물 등을 포착하면 빨갛게 표시하는데, 당국은 드론을 통해 파악한 화재 상황과 위치 정보 등을 소방대원과 산불진화요원, 의용소방대 등에 전달해 신속한 진화 작업이 이뤄지도록 했다.

밤이 되자 드론의 활약이 더욱더 두드러졌다. 산불 진화에 투입된 헬기 1대는 해가 지면서 철수한 상황. 게다가 과거 야산에 쌓아둔 산불 피해목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화세를 키웠다. 소방과 지자체는 해가 진 후 불길이 다른 산으로 번지거나 민가로 내려오지 않도록 방화선 구축에 총력을 기울였다.

드론은 연기와 어둠이 뒤섞인 현장에서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지점까지 날아가 불줄기가 어느 방면으로 향하고 있는지, 화재가 제대로 진화됐는지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데 유일한 길잡이 역할을 했다.

드론이 숨 가쁘게 날아다닌 덕분에 밤샘 진화를 예상했던 화재 현장에서는 오후 11시 20분께 불길이 잡혔고, 이튿날 오전 2시께 완전히 진화됐다. 진화 인력 1500여 명이 10시간여 동안 불길과 사투를 벌였고, 드론 역시 조기 진화에 한몫 거들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화재 현장을 뒷정리하는 일도 드론이 빠지지 않는다. 울주군은 7일 잔불이 되살아나는 상황에 대비해 지름 5m 크기 애드벌룬 형태의 ‘계류형 드론’을 150~200m 상공에 띄워 감시했다. ‘헬리카이트 SKYEYE-150’이란 이름의 이 드론은 울주군이 ‘드론 특별 자유화 구역’ 실증 사업으로 제작한 것이다. 삼각형 연 모양 비행체에 카메라를 매달고 별도 제작한 전선으로 연결한 유선 드론으로, 산불 피해 현장 반경 1km를 촬영하며 뒷불 등을 감시했다. 이번 산불로 인한 피해 면적은 13ha에 달한다.

울주군 관계자는 “지난해 드론 특별 자유화 구역 실증사업의 하나로 계류형 드론을 산불 감시에 투입하는 시연 행사를 열어 검증했고, 이번 산불 현장에 각종 드론을 투입해 적지 않은 효과를 거뒀다”며 “앞으로 드론을 이용한 조난객 구조를 비롯해 순찰과 안심 귀가, 농작물 병해충 진단 등 다양한 분야로 활용 범위를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울주군 드론 특별 자유화 구역은 국토교통부가 지정·운영하는 규제 특구로, 지난해 2월부터 2년간 지정됐다. 전체 면적은 157.3㎢로 △UA4(초경량비행장치 비행공역) △울주군 도심 △UNIST(울산과학기술원) 등 3개 구역으로 나뉜다. 이곳에서는 사전 비행 승인 절차 등 각종 행정적 규제를 받지 않고 실증 작업을 할 수 있다.

현재 울산을 비롯해 부산, 대구, 경기도 등 여러 지자체가 앞다퉈 드론 산업 육성을 추진하고 있으며, 소방 드론 역시 갈수록 활용도가 커지는 추세다. 소방청에 따르면 소방 드론 투입 건수는 2017년 199회를 시작으로 지난해 약 11배 증가한 2169회로 늘어났다. 지난 5년간 각종 사고 현장에 총 4782회 드론을 투입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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