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수준 ‘세계 최강’이라더니… 20년 된 전투식량에 위험회피 지휘관
세계 최강이라던 러시아 군대에 대한 평가가 바뀔 조짐이다. 단편적으로, 유효기간이 20년이 지난 전투식량이 보급된 사실만 봐도 러시아군의 ‘사기 저하’가 납득이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군 수뇌부 작전 능력도 ‘의문’
과대포장 러 군대 실태 드러나
뉴욕타임스는 8일(현지시간) 각국의 군사·정보기관들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러시아군의 실태를 파악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속전속결로 키이우(키예프)를 점령하겠다는 당초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장기전으로 끌려들어가는 모습이다.
서방 정보기관들은 이 과정에 러시아군이 일선 전투병에서 수뇌부까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징집된 러시아의 어린 병사들은 경험이 없는데다 전투 현장에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지 않았다. 특히 위험 부담을 지는 것은 최대한 피한다는 보신주의가 러시아의 군 지휘관들 사이에 뿌리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우크라이나의 군 수뇌부의 작전 능력에도 의문 부호가 붙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군 시설에 대한 정밀타격을 포기하고 민간인을 희생시키는 무차별 타격을 진행 중이다. 우크라이나인은 물론 전 세계인의 증오심을 고조시킬 수 있는 이 같은 전술 변경은 장기적으로 러시아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어 '전략 실패'를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러시아군의 보급도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상황이다. 연료와 함께 식량이 부족해 군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진입한 일부 러시아 군인들에겐 유효기간이 2002년인 전투식량이 보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 밑에서 외무장관을 지냈던 안드레이 코지레프는 최근 트위터에 “크렘린은 지난 20년간 러시아군을 현대화한다고 돈을 썼지만, 예산의 상당수는 중간에 빠져나가 호화요트를 사는 데 사용됐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현정 기자·일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