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성사된 윤·안 단일화, 효과 놓고 ‘해석 분분’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지난 8일 오후 부산 연제구 온천천 앞 유세 현장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20대 대선 사전투표 하루 전 급작스럽게 성사된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단일화는 발표 당일(3일)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결과였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논쟁적인 성격이 강했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에 단일화가 이뤄진 탓에 선거에 미친 영향을 통계적으로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9일 방송사의 출구조사 결과와 10일 새벽 1시 기준 개표 상황을 종합하면 소위 ‘윤일화’(윤석열로 단일화)는 상승 효과가 기대보다는 다소 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일화만 하면 압도적으로 이길 수 있다는 공식이 통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단일화 이전에도 이미 윤석열 후보의 박빙 우세였던 만큼 단일화 효과가 두드러지지는 못했다는 의미다. 이를 두고는 ‘협상은 끝났다’며 폭로전을 벌이다 선거를 일주일도 채 남겨 놓지 않고, 예상 밖 단일화가 이뤄지면서 그 효과가 다소 반감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도 개표 중반 이후 뒤집기에 성공한 윤 후보가 승리를 굳히면 단일화가 일정부분 공헌은 한 셈이 된다.

서로 비방 후 뒤늦게 결합 효과 반감
단일화에 불만 부동층 외면 분석도
‘윤일화’ 효과 적다는 관측 힘 실려
이재명·김동연 단일화 긍정 해석 많아

선거 중반까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윤 후보의 초박빙 구도에서 윤석열·안철수 단일화는 야권의 정권 교체 ‘충분조건’으로 여겨졌다. ‘단일화 성공은 곧 정권교체’라는 공식을 증명하는 여론조사도 줄을 이었다. 이때까지는 대다수 조사 결과 두 사람 중 누가 단일 후보로 나서도 이 후보의 가상대결에서 우위를 보였다. 지지율 10% 안팎에 불과하던 안 후보가 나서도 이 후보를 이긴다는 조사가 많았다.

결국 안 후보가 지난달 13일 윤 후보에게 ‘여론조사 단일화’를 제안하며 먼저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국민의힘 쪽에서는 진정성을 의심했고, 이후 협상은 제자리걸음이었다. 안 후보는 1주일 뒤 “단일화를 제안한 뒤로 윤 후보로부터 어떠한 응답도 받지 못했다”며 결렬을 선언했다. 그로부터 다시 1주일 뒤인 지난달 27일에는 윤 후보가 기자회견을 자청, “단일화 결렬 최종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완주를 공언했다. 하지만 이달 2일 마지막 TV토론 이후 깜짝 단일화 발표가 이뤄졌다. 안 후보의 갑작스러운 결정에 일부 국민의당 지지자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지는 등 단일화 방식이나 명분을 두고 논란이 있었지만, 국민의힘 주변에서는 정권 교체론을 강화하는 ‘컨벤션 효과’로 단일화가 초박빙 대결에서 상당한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고 봤다. 40%대 지지율에 안착한 윤 후보와 7% 안팎의 안 후보 지지도를 단순 합산할 경우 득표율 과반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적지 않았다.

반면 민주당은 ‘역풍’을 말했다. 이미 표가 결집한 상황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은 이 후보와 윤 후보에게 고르게 분산, 실질 효과는 없고 오히려 ‘정치적 야합’에 대한 심판이 진보층 결집 강화와 중도층을 흔들면서 이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명분 없는 단일화’는 실패라고 봤다. 기존 복수의 여론조사를 고려하면 안 후보를 지지했던 표는 윤 후보에게 26~44%, 이 후보에게 25~36% 옮겨가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조사도 제시됐다.

양당의 예측은 실제 완전히 달랐다. 민주당 우상호 선거대책위 총괄본부장은 “이 후보 찍기를 주저했던 분들, 단일화 행위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하는 부동층이 결집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단일화로 국민적 염원인 정권 교체가 성큼 가까워졌다”며 “그래도 우리가 해이해지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전투표를 두고도 정반대의 해석이 나왔다. 민주당은 단일화 직후 진행된 사전투표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현상이 단일화에 대한 역풍의 방증으로 분석했다. 중도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정권교체의 열기라고 평가했다. 10%P 승리로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초박빙의 개표 결과를 볼 때 민주당의 해석에 더 힘이 실리는 셈이다.

반면 이 후보와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낸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의 단일화는 중도층에 어느정도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의 ‘통합정부론’ 명분에 실질적인 성과를 더한 측면이 강했다는 평가다. 두 사람의 단일화는 ‘윤일화’ 하루 전인 2일 이뤄졌다. 이번 대선의 ‘첫 단일화’라는 점도 김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 수치와 무관하게 주목을 받은 것으로 비친다. 두 사람이 ‘흙수저’ 출신이라는 공통점과 함께 김 후보의 강점인 ‘경제 전문가’ ‘합리적 중도’ 포지션이 이 후보의 ‘일 잘하는’ 이미지와 합쳐지면서 지지율 단순 합산을 넘어서는 긍정 효과를 봤을 것이라는 해석이 적지 않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