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스테이트’ 입증한 PK 민심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지난 7일 부산 광복로에서 선대위 간부들과 유세하고 있다. 부산일보DB

부산·울산·경남(PK)이 20대 대통령선거의 최대 ‘스윙스테이트(경합주)’로 자리매김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윤석열(국민의힘) 두 유력후보의 집요한 공략에도 호남과 대구·경북이 전통적인 지지성향에서 벗어나지 못한 반면, 부울경은 핵심 승부처로서의 면모를 과시한 것이다.

최대 텃밭 기대 윤석열에 몰표 거부
이재명도 40% 육박 의미 있는 선전

개표가 상당히 진행된 10일 오전 현재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부울경에서 확실한 우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민주당 이재명 후보도 만만찮은 득표율을 보이고 있다. 이는 방송 3사(KBS·MBC·SBS)와 JTBC, 채널A 등 방송사의 출구조사와 여론조사 기관의 예측조사에서도 충분히 예고됐다.

투표 종료와 동시에 발표된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윤석열·이재명 후보는 부산에서 각각 57.8%와 38.5%를 득표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울산에서도 윤 후보(56.5%)와 이 후보(39.1%)의 예상 득표율이 부산과 비슷했고, 경남에서도 마찬가지로 윤 후보와 이 후보가 각각 57.1%와 39.0%를 얻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윤석열(48.4%) 이재명(47.8%) 두 유력후보의 전국 평균 득표율 예측치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 단순히 보면 윤 후보는 부울경에서 전국 평균보다 10%포인트(P) 정도 높고, 이 후보는 10%P 가까이 낮게 득표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하지만 이준석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가 “부울경에서 70% 가까이 득표해야 윤석열 후보가 승리할 수 있다”고 장담했던 것에 비하면 윤 후보의 PK 예상 득표율이 결코 높은 게 아니다. 이와 달리 민주당 지도부는 “PK에서 40% 이상 얻어야 이재명 후보가 이긴다”고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이 후보가 부울경에서 선전했다고 볼 수 있다. 부울경 유권자들이 특정 후보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지 않은 셈이다.

이와 관련, 한 정치 전문가는 “이번 대선을 통해 부울경이 더 이상 특정 정당의 ‘텃밭’이나 ‘험지’가 아니라는 게 입증됐다”며 “향후 PK 정치 지형 변화와 6월 지방선거, 2024년 총선 관련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권기택 기자 ktk@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