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J 육성·방송 콘텐츠 제작… 창업 2년 만에 매출 8배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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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엔터테인먼트

소나무엔터테인먼트 김일환(오른쪽) 대표가 회사 소속 BJ와 네이버 라이브커머스 방송 콘셉트에 대해 의논하고 있다. 소나무엔터테인먼트 제공

올해 초 교육부가 발표한 ‘2021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희망직업 1위는 운동선수(8.5%)였다. 그리고 의사(6.7%)와 교사(6.7%)에 이어 크리에이터(6.1%)가 희망직업 순위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대통령, 소방관이 꿈이었던 40~50대 세대라면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이 다소 생소할 수도 있겠지만, 이처럼 크리에이터는 미래 직업의 대세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 이러한 크리에이터를 육성하고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독특한 스타트업이 부산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크리에이터는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자체 제작한 동영상을 공개하거나 실시간으로 방송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국내에서는 크리에이터보다 BJ라는 직업으로 먼저 대중화됐다. 주로 실시간 인터넷 1인 방송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BJ의 어원에 대한 주장은 다양하지만, 대체로 ‘브로드캐스팅 자키’(Broadcasting Jockey)의 약어로 통한다. 유튜브의 대중화로 실시간 방송뿐만 아니라 다양한 주제로 콘텐츠를 제작해 공개하는 사람이 늘면서 보다 포괄적인 의미의 크리에이터 혹은 인플루언서 등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유명 BJ·인기 유튜버 10여 명 소속
다양한 콘텐츠 교육 통해 신인 발굴
네이버 라이브커머스서 제품 판매
화장품·식품 등 매회 ‘완판 행진’
투자 유치 성사 땐 서울 진출도 노려

(주)소나무엔터테인먼트(이하 소나무엔터)는 지난 2020년에 법인을 설립한 신생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스타트업이다. 주요 업무는 BJ나 크리에이터 등 1인 미디어의 육성 및 방송 콘텐츠 제작, 네이버 라이브커머스를 통한 상품 판매, 일반인 유튜브 채널 제작 대행 등이다.

현재 소나무엔터에는 유명 BJ, 인기 유튜버 10여 명이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다. 캐나다에서 매년 실시되는 국제 DJ 배틀대회 ‘레드불’에서 한국인 최초로 결승에 진출한 ‘제니하나코’, 케이블채널의 프로그램 ‘너의 목소리가 보여’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경호’ 등 인터넷 방송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유명인도 포함되어 있다. 유튜브에서는 15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회 전문 유튜버 ‘회사랑’, 12만 명의 구독자를 가진 먹방 유튜버 ‘굿찌’ 등이 소나무엔터에 소속되어 있다.

소나무엔터는 유명 BJ를 스카우트하기도 하지만 그것보다 주로 신인 BJ 육성에 힘을 쏟는다. 개인방송에 재능과 관심이 있지만, 콘텐츠를 제작할 노하우나 장비를 제공하고 심지어 발성법 등 기본적인 교육을 통해 어엿한 BJ로 키운다. 이를 위해 지역의 방송아카데미, 뷰티업계 등 다양한 분야와 업무협약을 맺고 여러 통로를 통해 신인을 발굴한다. 음식, 운동, 댄스, 소통 등 콘텐츠 주제나 내용 역시 BJ의 취향과 개성을 고려해 함께 고민하고 함께 제작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방송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BJ와 회사가 나눠 갖는 구조다.

지난해부터 소나무엔터는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의뢰가 들어온 여러 제품을 자사 소속 BJ들과 함께 네이버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판매하는 것이다. 의뢰 제품은 주로 화장품이나 식품. BJ의 인지도와 능숙한 진행으로 매회 매진을 거듭하고 있다. 그 외에도 개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싶지만 능력이 안되는 일반인들의 유튜브 채널 제작도 대행한다. 유튜브 채널을 자신의 사업적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중고차 딜러, 부동산 공인중개사 등이 주 고객이다. 인지도가 높아진 BJ들을 지상파 방송에 출연시키는 기획사 역할도 한다.

소나무엔터 김일환 대표는 운동선수 출신이다. 초등학생 때 축구를 시작해 대학을 거쳐 모 시청 소속으로 20년 가까이 선수 생활을 했다. 나이가 들고 제2의 인생으로 여러 사업 아이템을 찾던 중 1인 방송을 발견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도 관련 시장은 더욱 커지는 만큼 이 분야에 도전하는 젊은이도 늘어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면서 “이 과정에서 하고 싶어도 길을 못 찾는 이들을 위해 ‘개인의 창의성과 개성은 살리되 전문적인 부분을 지원하는 사업을 해보자’라는 생각에 전문가들을 모아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방송시장이 서울에 집중된 것에 비해 인터넷이라는 통로를 이용한 1인 방송은 부산에서도 충분히 전국을 ‘커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있었다.

김 대표의 예상은 적중했다. 사업을 시작한 2020년 당해 매출은 1억 5000만 원, 이듬해인 2021년 매출은 12억 5000만 원으로 8배 이상 뛰었다. 올해 매출 목표는 50억 원이다. 현재는 외국계 투자금융사의 투자 유치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김 대표의 마음은 여전히 바쁘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발빠르게 변화하는 것이 1인 방송의 트렌드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지금은 틱톡, 숏폼과 같은 1분 이내의 짧은 영상에 대한 선호도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대중들이 원하는 것을 앞서 포착하고 그것에 대응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이와 함께 서울 진출도 조심스럽게 추진한다. 김 대표는 “현재 진행 중인 투자 건이 성사되면, 짧은 시간이나마 성공적으로 만들어놓은 회사의 시스템을 새로운 시장에서 시험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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