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장제원, 진로 설정 놓고 ‘행복한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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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오른쪽)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1일 서울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인 장제원 비서실장이 요즘 ‘행복한 딜레마’에 빠져 있다. 자신의 진로를 명확하게 설정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 여의도 정가에선 장 실장이 당선인 비서실장에 이어 새 정부 출범 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영전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파다하다. 윤 당선인의 신뢰가 워낙 두터운 데다 정무 감각과 정책현안 파악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3선인 장 의원은 대학 운영과 이명박 대통령직인수위, 국회 상임위 활동 등 다양한 분야의 경험이 풍부하다.

윤석열 당선인 신뢰 두터워
대통령 비서실장 발탁설 파다
2026년 부산시장 도전 의향

그가 윤석열 정부 첫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게 되면 박관용(김영삼) 허태열(박근혜) 전 실장에 이어 부산 출신의 세 번째 초대 비서실장이 된다.

장 실장이 이런 ‘막강한’ 자리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가장 큰 이유는 아직 명확하게 결정되지 않은 자리를 놓고 가타부타 언급하는 것은 인사권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듯하다.

자신의 향후 정치적 진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장 실장이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2년 후 4선 고지에 성공한 뒤 2026년 부산시장 선거에 도전할 의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과정에서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당대표 등 중앙 정치무대에서 ‘급’을 올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13일 “대통령 당선인을 대통령 집무실까지만 모시다 드리고 여의도(국회)로 돌아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장 실장의 구상이 그대로 실현될지는 미지수이다. 우선 장 실장에 대한 윤 당선인의 높은 신뢰다. 윤 당선인은 10일 오전 당선이 확정된 뒤 제일 먼저 장 실장을 당선인 비서실장으로 임명했고, 대통령직인수위 구성 과정에서도 장 실장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는 ‘윤핵관’(윤석열 후보 핵심 관계자)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모 전문가는 “장 실장만큼 윤 당선인의 의중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결과물을 생산해 내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이 장 실장에게 대통령 비서실장을 제안할 경우 끝까지 외면하기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다.

게다가 윤석열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부 부처 장관 등 요직을 거칠 경우 다음 정치적 진로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물론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야 하는 부담은 있지만 3선 중진으로서 국회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만큼 더 이상 의원직은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가 많다. 현 박형준 부산시장도 ‘이명박 청와대’에서 정무수석과 사회특보 등을 거치면서 몸집을 불려 지난해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될 수 있었다. 권기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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