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장제원, 진로 설정 놓고 ‘행복한 딜레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인 장제원 비서실장이 요즘 ‘행복한 딜레마’에 빠져 있다. 자신의 진로를 명확하게 설정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 여의도 정가에선 장 실장이 당선인 비서실장에 이어 새 정부 출범 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영전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파다하다. 윤 당선인의 신뢰가 워낙 두터운 데다 정무 감각과 정책현안 파악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3선인 장 의원은 대학 운영과 이명박 대통령직인수위, 국회 상임위 활동 등 다양한 분야의 경험이 풍부하다.
윤석열 당선인 신뢰 두터워
대통령 비서실장 발탁설 파다
2026년 부산시장 도전 의향
그가 윤석열 정부 첫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게 되면 박관용(김영삼) 허태열(박근혜) 전 실장에 이어 부산 출신의 세 번째 초대 비서실장이 된다.
장 실장이 이런 ‘막강한’ 자리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가장 큰 이유는 아직 명확하게 결정되지 않은 자리를 놓고 가타부타 언급하는 것은 인사권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듯하다.
자신의 향후 정치적 진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장 실장이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2년 후 4선 고지에 성공한 뒤 2026년 부산시장 선거에 도전할 의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과정에서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당대표 등 중앙 정치무대에서 ‘급’을 올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13일 “대통령 당선인을 대통령 집무실까지만 모시다 드리고 여의도(국회)로 돌아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장 실장의 구상이 그대로 실현될지는 미지수이다. 우선 장 실장에 대한 윤 당선인의 높은 신뢰다. 윤 당선인은 10일 오전 당선이 확정된 뒤 제일 먼저 장 실장을 당선인 비서실장으로 임명했고, 대통령직인수위 구성 과정에서도 장 실장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는 ‘윤핵관’(윤석열 후보 핵심 관계자)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모 전문가는 “장 실장만큼 윤 당선인의 의중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결과물을 생산해 내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이 장 실장에게 대통령 비서실장을 제안할 경우 끝까지 외면하기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다.
게다가 윤석열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부 부처 장관 등 요직을 거칠 경우 다음 정치적 진로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물론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야 하는 부담은 있지만 3선 중진으로서 국회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만큼 더 이상 의원직은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가 많다. 현 박형준 부산시장도 ‘이명박 청와대’에서 정무수석과 사회특보 등을 거치면서 몸집을 불려 지난해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될 수 있었다. 권기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