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 항공업계 휘청… “항공유 관세 인하” 목소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유가급등으로 국내 항공업계의 실적 악화가 우려되면서 항공유 관세 인하 등 정부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13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아시아 지역의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126.65달러다. 지난해 3월보다 81.7% 올랐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1월 배럴당 46.57달러와 비교하면 약 171% 급등했다.
배럴당 126달러, 작년보다 82%↑
매출 원가서 연료비 비중 30%나
일반적으로 항공사 매출원가에서 연료비는 30%가량을 차지한다. 게다가 관세법에 따라 민간 항공사는 국내선 항공편 운항을 위해 사용하는 항공유 가격의 3%를 세금으로 내야하는 부담도 있다. 국제선 항공유는 세금이 면제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때문에 국내선 운항을 확대한 LCC(저비용항공사)에선 국내선 항공유 관세 부담을 덜어달라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항공은 연결 기준 매출 2730억 원에 317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손실이 각각 27.5%, 5.5% 감소했다.
진에어도 작년 매출이 전년 대비 9.0% 감소한 2471억 원, 영업손실은 0.3% 증가한 1852억 원을 올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그나마 지난해 화물사업 호황으로 흑자를 냈다. 지난해 양사의 영업이익이 각각 1조 4644억 원, 4565억 원을 기록하며 LCC와 대조적인 성적표를 내놨다.
하지만 현재 유가 상승으로 이들마저도 실적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배럴당 유가가 1달러 변동하면 약 3000만 달러의 손익 변동이 발생한다.
앞서 한국항공협회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 정부에 항공유 관세 인하와 항공업계 석유수입부과금의 한시적 면제를 건의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는 2020년 저유가 기조를 고려해 관세 인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한국항공협회 관계자는 “고유가 대책의 일환으로 관세 인하와 석유수입부과금 면제 등의 업계 지원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 됐으니 정부도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배동진 기자 djb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