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이진베이시티’ 공공기여 협상 결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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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송도의 주상복합 아파트인 이진베이시티에 대해 시행사와 서구청이 공공기여금 규모를 두고 협상을 벌였으나 결렬됐다. 지자체가 공공기여 문제를 제대로 매듭짓지 못한다면 이진베이시티를 둘러싼 특혜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13일 서구청에 따르면 서구 암남동 이진베이시티의 시행사인 (주)아이제이동수와 서구청이 공공기여금을 두고 협상(부산일보 2021년 8월 11일 자 8면 보도)을 진행했지만 지난 10일 마지막 협상에서 최종 결렬됐다.

부산시 내건 조건 놓고 의견 차
최종 협상 끝내 합의점 못 찾아서구청장 “시행사 만나 담판”

서구청은 시행사 측이 주거비율을 30% 올려준 것에 따른 수익 데이터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다며 협상 결렬의 책임을 시행사에 돌렸다. 협상단에 참여한 서구의회 이정향 의원은 “시행사 측은 호텔 건립 비용에다 이진베이시티 상가 분양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익이 적다며 협상을 결렬시켰다”고 말했다.

서구청 측은 주차장 200면 공사비 금액과 시행사의 재무제표 당기 순이익을 기준으로 공공기여 금액을 산정해 현상을 진행했다. 그러나 시행사는 첫 협상에서 서구청 측 산정 금액의 6분의 1 정도를 제시했다.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서구청 측은 처음 제시한 금액의 절반 이하로 깎은 공공기여금을 제시했지만, 시행사는 이마저도 ‘과도하다’며 맞섰다고 구청은 전했다.

애초에 협상의 전제가 된 공공기여의 조건 자체가 모호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5년 6월 부산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는 주거비율을 50%에서 80%까지 높이는 내용의 시행사 측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의결하면서 시행사가 △4성급 호텔 건설 △국유지 내 200면 규모 공영주차장 조성 △사회 통념상 시민이 이해하는 수준의 공공기여 등을 이행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당시 위원회가 주거비율 상향으로 발생하는 수익금의 몇 %라는 명확한 기준 대신 △사회 통념상 시민이 이해하는 수준이라는 모호한 조건을 둔 탓에 협상 내내 구청이 시행사에 끌려가는 모양새가 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서구청은 지자체가 손해 보지 않는 선에서 공공기여금 규모가 정해질 것이라고 낙관하는 입장이다. 서구청 권원중 안전도시국장은 “원하는 금액을 얻기 위해 처음 제시 금액을 높게 산정한 것”이라며 “구청장과 시행사 대표 간 협상을 통해 최종 마무리지을 예정이며 5월 준공도 문제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한수 서구청장은 “시행사 대표와 만나 입주 예정자들과 서구민들 모두 피해 보지 않게 직접 나서 협상할 예정”이라며 “준공 전에 협상을 마무리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웅기 기자 woon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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