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윳값 2000원 초읽기… 부산도 L당 1975원
제주·서울 등은 2000원 돌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 여파로 부산지역 휘발유 가격이 지난 11일 L(리터)당 1954.34원으로 8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연일 최고가격을 경신하고 있다.
일각에선 국내 기름값이 최근 국제유가 상승분보다 더 크게 올랐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내 휘발유 가격이 국제유가를 따라 오를 땐 빨리 오르지만, 반대로 내릴 때는 속도가 더디다는 불만도 소비자들 사이에서 터져 나온다.
13일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시스템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부산지역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보통휘발유(이하 휘발유) 평균가격은 전날보다 7.28원 오른 L당 1975.82원을 기록했다.
이날 같은 시각 전국평균은 전날보다 10.33원 오른 L당 1975.36원이었고, 울산은 13.05원 오른 L당 평균 1989.32원을, 경남은 8.90원 오른 L당 1964.95원을 나타냈다.
휘발유 가격의 전국평균 L당 2000원 돌파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제주(2087.30원)와 서울(2054.23원), 대전(2003.32원)은 이미 2000원 선을 훌쩍 넘어섰다.
13일 오후 4시 기준 부산지역 최고가 주유소는 동구 초량동 ㈜삼현석유 천일주유소로 L당 2185원이었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 이후 올해 초 L당 1592원(1월 6일)까지 떨어졌던 부산 지역 휘발윳값은 지난 11일 L당 1954.34원으로 2013년 8월 3일(L당 1949.65원) 이후 8년 7개월여만에 최고치를 찍은 데 이어 12일 L당 1968.54원, 13일(오후 4시 기준) 1975.82원으로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부산지역 휘발윳값은 오피넷 서비스 개통 첫날인 2008년 4월 15일, L당 평균 1670.48원으로 시작한 이래 2012년 2월 27일(2001.63원) 처음으로 L당 2000원대를 돌파했고, 그해 4월 20일에는 역대 최고치인 L당 2062.44원으로 정점을 찍은 바 있다.
이르면 이번 주중으로 부산을 비롯한 전국의 휘발유 평균가격이 ‘L당 2000원대 시대’에 진입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L당 2000원대가 현실화할 경우 연일 L당 평균 2000원 선을 넘다들었던 ‘2012년판의 데자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국제 휘발유 가격을 2~3주가량의 시차를 두고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최근 국제유가의 상승세를 고려할 때 당분간 국내 휘발유·경유·LPG 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발(發) 유가 상승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4월 말까지인 유류세 인하 조치를 7월 말까지 3개월 연장하기로 결정하는 한편, 인하폭 확대 방안도 검토 중이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