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국힘 득표율은 집값 순?… 해운대·수영 최대 텃밭 부상
부산 해운대구와 수영구가 이번 대선을 통해 국민의힘 부산 최대 텃밭으로 자리매김했다. 원도심 유권자들의 국민의힘 지지세가 다소 약화된 반면 동부산은 보수세가 더 강화됐다. 부동산과 관련된 민심이 부산의 정치지형을 바꿔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6·1 지방선거에서도 이러한 민심이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3·9 대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부산에서 각각 58.3%와 38.2%를 받았다. 윤 후보는 해운대구(60.9%)와 수영구(60.8%)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수영과 해운대는 부산에서 집값이 가장 높은 곳 1, 2위다. 서울에서 강남과 서초 등 집값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윤 후보의 지지세가 컸는데, 부산에서도 이러한 기류가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어 금정구(60.7%), 서구(60.0%), 동래구(59.8%), 동구(59.7%), 중구(59.5%), 연제구(59.3%), 남구(59.2%) 순이었다.
윤석열 지지율 나란히 1·2위
대표 부촌 마린시티는 74.5%
원도심 지역은 보수세 다소 약화
지선서도 추세 이어질까 관심
특히 윤 후보는 부산 대표 부촌인 해운대구 우3동(마린시티)에서 총 1만 6991표 중 1만 2658표를 받아 74.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보수 후보가 난립했던 19대 대선 때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받았던 표를 합친 68.0%보다 6.5%포인트(P)나 높다. 종합부동산세 등 현 정부의 부동산 관련 정책에 대한 불만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표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16~19대 대선에선 중구와 동구에서 번갈아가며 국민의힘 계열 후보의 지지율이 가장 높게 나와 서구를 포함한 원도심이 국민의힘 안방 노릇을 톡톡히 했다. 민주당이 부산 전역에서 압승을 거둔 2018년 지방선거를 제외하고는 원도심은 그동안 총선 등에서도 압도적인 지지율로 국민의힘 당선자를 배출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선 부산지역 집값 중하위권인 원도심의 보수세가 다소 약화된 반면, 해운대와 수영 등에서의 보수세 결집이 강화되면서 동부산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다소 더 높게 나왔다. 실제로 민주당 후보의 19대와 20대 대선 득표율은 각각 38.7%(문재인)와 38.2%(이재명)로 비슷했지만, 지역별로 차이를 보였다. 이재명 후보는 중·서·동구에서 각각 36%대의 득표율로 지난 대선 때보다 2~3%P가량 더 받았다. 반면 해운대와 수영 동래에선 1%P 이상 덜 받아 35%대에 그쳤다. 서부산 낙동강벨트인 북·사상·강서에서의 이재명 후보 득표율도 19대 대선보다 소폭 떨어졌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는 부산에서 집값이 가장 낮은 영도에선 41.6%의 득표율로 직전 대선(38.8%)보다 2.8%P 더 받았다. 이에 영도는 낙동강벨트 핵심지역인 강서구(42.9%)에 이어 부산지역 민주당 득표율 2위를 기록했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부산에서도 서울과 비슷하게 부동산 가격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국민의힘 쏠림이 심했다”며 “6·1 지방선거에서도 동부산권을 중심으로 한 국민의힘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강희경 기자 himang@busan.com